광주 4건 등 전국서 유사사례 발생
검찰이 검사 직무대리에게 맡길 수 없는 사건의 기소를 맡겨 상습 음주운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가 무더기로 기각됐다.광주지법 형사 2부(김태업 부장판사)는 13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또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모(50)씨 등 4명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당 사건들은 법원 조직법상 합의부 심판대상”이라며 “검찰청법상 합의부 사건을 처리할 수 없는 검사 직무대리에 의해 제기된 이 사건들의 공소는 무효”라고 판시했다.
조씨 등은 3차례 음주운전 또는 혈중 알코올농도 0.2% 이상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공소기각으로 일단 처벌은 면했지만, 직무대리가 아닌 검사에 의해 다시 기소돼 같은 재판을 두 번 치르고 처벌은 처벌대로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검찰의 착오는 지난해 12월 9일 음주운전 삼진아웃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벌어졌다.
해당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강화되면서 사건을 단독재판부가 아닌 합의부에서 처리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법 개정 12일 후인 같은 달 21일 합의부 사건을 처리할 수 없는 검사 직무대리에게 기소를 맡겼다.
광주 4건 외에도 전국적으로 비슷한 사안의 사건이 더 있어 대검찰청과 법원행정처는 처리방안을 협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의 한 관계자는 “법정형이 합의부 처리대상에 포함되더라도 예외적으로 단순한 사건은 단독부에서 처리하기도 한다”며 “이번 사건들도 단독부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판단해 검사 직무대리에게 기소를 맡겼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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