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중1 시험 폐지’ 교육계 최대 논쟁부르나

문용린 ‘중1 시험 폐지’ 교육계 최대 논쟁부르나

입력 2012-12-22 00:00
수정 2012-12-2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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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경쟁 지양하고 진로탐색”vs.”학력저하ㆍ사교육조장 우려” 팽팽교총 등 반대입장 표명

지난 19일 당선된 문용린 신임 서울교육감이 내건 ‘중1 시험 폐지’ 공약의 실현 여부가 교육계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발상인데다 “성적 경쟁을 지양하고 진로를 조기에 탐색할 기회를 준다”는 찬성론과 “학력저하가 우려되며 사교육을 조장할 수 있다”는 민감한 이유를 내건 반대론이 팽팽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공약에도 중학교에 진로탐색을 위한 ‘자유학기제’를 도입한다는 비슷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이 논쟁은 서울 지역을 넘어서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

내년 2월 말 새정부가 출범하자마자 3월 새학기가 시작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교육계에선 중1 시험폐지를 둘러싼 찬반 힘겨루기가 이미 시작된 양상이다.

◇중1 시험 폐지 정책은 = 문 교육감은 지난달 12일 출마 선언을 하는 회견에서 중학교 1학년 중간ㆍ기말고사를 폐지하겠다는 정책을 으뜸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는 “중1은 초등교육을 끝내고 교과 위주의 중ㆍ고교 학습을 시작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이때 학생들이 성적 경쟁을 시작하는 대신 진로 계획을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학교 자율로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1년 6개월 남짓한 짧은 임기를 고려해 후임 교육감이 발전시킬 수 있도록 ‘씨앗 뿌리기’ 정도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유사한 정책 아이디어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교육정책 공약에서도 눈에 띈다.

중학교 과정에서 한 학기 동안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유학기제’를 도입한다는 공약이 그것이다.

자유학기에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필기시험을 치르지 않고 토론ㆍ실습 등 체험활동을 주로 하며 학교생활기록부에도 이같은 활동내용을 기록하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비슷한 정책이 나온 것은 문 교육감이 재선거 출마 직전까지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에서 부위원장을 맡으며 교육공약 수립에 관여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학력저하 우려..교총 “재검토해야” 입장 표명 = 문 교육감을 적극 지지해온 최대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중1 시험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고 나섰다.

선거기간에는 공식적인 찬반입장을 내놓지 않던 한국교총은 지난 20일 문 교육감 취임 직후 논평을 내고 “중1 시험 폐지 공약은 재검토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총은 “공약 실현방안의 구체성이 부족한 것은 차치하더라도 학력저하 문제와 또다른 과외시장 확대 가능성, 직업체험을 위한 사회 인프라 미비 등을 이유로 정책 실효성에 대한 교육계의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신임 교육감이 업무파악을 하기도 전에 미리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교육계는 특히 학력저하 문제를 가장 우려하는 분위기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은 23일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업성적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쏟기 시작하는 중 1때 학교에서 시험을 보지 않는다면 학교가 공부를 시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 성적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학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육감 의지만으로는 한계 = 중1 시험 폐지 정책은 교육감 권한 만으로는 시행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훈령인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은 학생들의 교과학습에 대한 평가를 지필평가(필기시험)와 수행평가(논술ㆍ구술ㆍ실기ㆍ실험실습 등)로 구분해 실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교과부 장관의 협조를 얻어 훈령을 고치지 않으면 교육감 권한만으로 중간ㆍ기말고사를 폐지하기 어려운 것이다.

문 교육감도 반대 여론과 제도적 한계를 의식한 듯 최근 중1 시험 폐지와 관련해 명확한 언급을 피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문 교육감은 지난 21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 중1 시험폐지 공약의 시행에 대한 질문에 “내년 3월부터 중1 학생들에게 진로 체험활동을 시키는 시범학교를 지정하겠다”고만 답하고 시험 폐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은 아직 중1 시험 폐지와 관련해 언급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은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시행하더라도 교육과정 운영에 평가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으니 부담을 안 지우고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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