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관상 인터넷 글…단순의견일땐 명예훼손 아니다

타인 관상 인터넷 글…단순의견일땐 명예훼손 아니다

입력 2013-02-19 00:00
수정 2013-02-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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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지법 “사실 적시 아냐” 30대 수의사 무죄

타인의 관상에 대한 의견을 인터넷 공간에 올리는 것은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의정부지법 형사7단독 정지영 판사는 △00애견종합병원 원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 카페에 관상학적 의견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상 명예훼손)로 기소된 수의사 A(36)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글은 ‘△박사’의 얼굴에 관한 관상학적 의견이므로 읽는 이들도 사실이 아닌 의견 표현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 판사는 “’사실의 적시’란 가치 판단과 평가를 바탕으로 한 ‘의견 표현’과 달리 시·공간적으로 구체적인 사실을 보고하거나 진술한 것으로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2010년 10월 12~13일 수의사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에 △원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박사의) 엷은 눈썹(을 보면) 인정머리 없고 형제간의 우애도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눈꼬리가 좋지 않아서 부부 사이가 절대 원만치 않고 코가 퍼져 있어서 바람기가 많습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관상학적 의견을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특정인의 실명을 쓰지 않고 ‘△박사’로 통칭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의 변호사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조항이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며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제청에 대해서는 “무죄가 확정돼 심판 대상이 안된다”는 이유로 각하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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