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여고생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해당 학생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는 등 뚜렷한 이상 징후를 보였는데도 학교 측이 위기학생 관리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3일 오후 11시 45분께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 김모(16·고1)양과 최모(16·고1)양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이들의 친구 A양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들이 서로의 손목을 테이프로 감고 20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김 양과 최 양은 A양과 함께 이날 오후 10시 이전에 옥상에 올라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이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았다.

이들 세 명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이며 친구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이들이 예전부터 죽고 싶다는 얘기를 했고 이날도 같이 뛰어내리자고 했다고 진술했다.

A양은 경비실에 내려가 도움을 청하는 한편 119에 신고했으나 돌아와 보니 이미 친구들이 화단에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학생 3명 중 2명이 사고 당일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친구에게 죽고 싶다는 말도 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생들의 결석사실을 교육청 담당 장학사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위기학생 관리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결석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학교측에 관련 정보를 요청했으나 해당학교 교장도 결석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 학교 학생부장 교사는 “누가 며칠을 결석했는지는 개인정보이므로 외부에 밝힐 수 없다”며 “관련 사실을 정리해 교육청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김 양과 최양의 학내 폭력 연루 등 학교생활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가정환경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이들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와 광주시교육청은 사고 당시 함께 있었던 A양과 평소 학교에서 김 양 등과 친하게 지냈던 학생들, 담임교사에 대해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 4회가량 시행 중인 생명존중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