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활성화로 제대로 봄맞이…미단시티 부지 35필지 팔려
인천 영종도가 카지노를 업고 국내 관광서비스 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리포&시저스(LOCZ)가 청구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에 대한 사전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업 부지인 미단시티를 중심으로 훈풍이 불어 지지부진한 영종도 개발이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LOCZ는 지난해 초 첫 심사 청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뒤 심기일전해 재도전을 시도, 쾌거를 올리게 됐다.
◇ 영종도 ‘제대로 봄맞이’
바다를 메워 조성된 거대한 섬 영종도.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우수한 입지 요건에 수많은 개발사업자가 문을 두드렸지만 제대로 진척된 사업은 없다.
바로 옆 경제자유구역인 송도국제도시가 국제기구와 기업 유치를 거듭하며 훨훨 나는 동안 영종도는 별다른 처방 없이 황량한 섬으로 남아 있어야 했다.
영종도 발전을 이끌 야심찬 프로젝트로 섬 북측에 레저·문화·비즈니스 복합도시를 콘셉트로 한 미단시티가 추진됐으나 2008년 말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악재가 터졌다.
투자자는 자취를 감췄고 영종도의 황량함은 가실 기미를 보이질 않았다.
그러던 중 2012년 중반부터 영종도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영종도를 살릴 것은 카지노밖에 없다’는 말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카지노는 영종도 발전의 상징으로 자리하게 됐다.
지난해 초 LOCZ가 미단시티에 복합리조트를 짓는다며 정부에 카지노업 사전심사를 청구했다. 결과는 부적합이었다.
부정적인 결과에도 사전심사 첫 청구 이후 미단시티는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카지노 기대감에 미단시티내 복합리조트 부지 옆 업무용지 1필지가 국내 사업자에게 처음으로 팔렸다.
이후 재청구가 진행되고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돌면서 미단시티개발이 개발하는 미단시티 부지 58필지 가운데 35필지에 대한 매각이 현재 완료됐다. 매각 수익은 약 5천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LOCZ 복합리조트 부지까지 조만간 팔리면 1천억원의 수익이 추가로 발생한다.
카지노 적합 판정으로 앞으로 일대 토지 거래와 투자 유치는 더욱 활발해져 미단시티개발의 유동성 위기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미단시티개발 지분을 가진 인천도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LOCZ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요 증가로 주변지역 토지 분양이 활성화하고, 나아가 영종도 전체 개발도 탄력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종도에서는 이미 부동산 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거래가는 상승하고 있다.
김양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 중구지회장은 “경매 나온 것까지 포함해 매물은 쏙 들어갔다”며 “집값도 계속 올라 역세권 30평대 아파트의 경우 2∼3개월만에 5천만∼6천만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 복합리조트 기대 효과 얼마나 되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1단계 공사 단계인 2018년까지 8천개 이상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실업 인구의 1%를 해결하는 셈이다.
1단계 완료 이후 운영 3년차인 2020년에는 3만5천개 이상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생산 효과는 2조7천억원으로 2012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0.25%에 해당된다. 세수 기여액은 연간 4천540억원으로 추산했다.
관광산업 측면에서는 연간 110만명의 방문객이 유치되고 약 8천900억원의 관광수입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의 ‘영종복합리조트 사업의 경제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LOCZ 복합리조트의 생산 유발 효과는 낙관시나리오에서 비관시나리오까지 6천860억∼1조2천270억원이다.
카지노 포함 복합리조트 개발의 성공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싱가포르의 경우 2010년 마리나 베이샌즈 등 2곳의 복합리조트를 개장한 뒤 2년만에 관광수입이 2배 증가했고 외국인 관광객은 약 50% 늘었다. 2012년에는 복합리조트가 싱가포르 GDP의 1.5%를 차지했다.
정부 발표를 계기로 영종도에서 복합리조트를 추진하는 또 다른 외국계 투자자의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그룹은 인천공항국제업무단지(IBC-Ⅰ)에 1조9천억원을 들여 복합리조트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파라다이스 시티는 인천 카지노장으로부터 영업권을 인수해 이를 확장·이전하는 형태라 별도로 문체부의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일본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옛 밀라노디자인시티 부지를 놓고 토지매매·사업추진 협상을 진행 중이다.
◇ ‘환락의 섬’ 전락 우려도
지역사회에서 대체로 카지노 진출을 반기는 가운데 카지노의 사행성에 주목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일고 있다.
이들이 근거로 내세우는 대표적인 사례가 강원랜드이다. 정부가 우선 외국인 전용임을 전제로 LOCZ에 카지노업 허가를 내줬지만 향후 운영 상황에 따라 내국인 출입까지 가능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이들의 논리이다.
외국의 투기성 자본이 국내에 무차별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찬성 측은 이들의 주장은 기우라는 입장이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국민과 국가의 건강을 위해 내국인 출입은 절대 반대”라며 “내국인 출입까지 허용하면 투자하겠다는 사업자도 있었으나 우리가 외국인 전용의 뜻을 강력하게 피력해 돌아섰다. 외국인 전용 기조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기성 자본이 난립할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사전심사 적합 통보를 받고서 일정 기간 안에 청구인이 소유권 또는 사용권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사업 계획서 내용에서 10% 범위를 초과해 이행하지 않으면 기존 통보 내용은 취소된다”며 “사전심사는 말 그대로 사전심사일뿐 본허가 절차가 따로 있으며, 이런 구조상 투기성 자본의 난립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찬성 측은 제조업 과잉 시대 신성장동력은 서비스산업에 있고, 서비스산업 중심축의 하나로 관광산업이 존재한다는 논리를 편다.
베트남, 대만, 캄보디아에 이어 상대적으로 보수 국가인 러시아, 일본까지 복합리조트를 추진하는 실정이라고 강조한다.
사전심사 적합 판정으로 개발의 물꼬를 튼 영종도가 관광서비스산업의 메카로 부상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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