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호의 베푼 교포사업가 속옷 빼고 몽땅 털려

노숙자에 호의 베푼 교포사업가 속옷 빼고 몽땅 털려

입력 2014-05-26 00:00
수정 2014-06-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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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오전 9시쯤 부산시 사상구 괘법동의 한 호텔. 이곳 방안에서는 속옷만 입은 채로 놀라 어쩔 줄 몰라하는 40대 남성이 경찰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현금 150만원, 의류, 신발, 여행용 가방 등 249만원 상당의 금품이 감쪽같이 없어졌던 것.

그는 남미에서 사업을 하는 김모(42)씨였다. 김씨는 하루 전인 23일 일을 마친 뒤 편의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노숙자 노모(49)씨를 만나 같이 술을 마셨다. 사실 김씨도 10여년 전 사업이 망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노숙자 생활을 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남미에서 재기에 성공했고 최근 고국으로 돌아왔다. 부산의 한 기업에 특허기술지원료를 지급하고 필요한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서였다.

노씨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김씨는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1시간 정도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노씨의 고향이 전남 순천임을 알게 됐다. 때마침 주말에 순천으로 여행갈 계획을 세웠던 김씨는 같이 가자고 제안했고 양주를 산 뒤 숙소인 호텔로 술자리를 옮겨 만취한 뒤 잠이 들었다.

김씨의 소지품을 몽땅 털어나온 노씨는 훔친 돈으로 신발과 옷을 새로 사입고 서울로 달아나려고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기다리다가 잠이 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터미널 주변을 탐문하다가 노씨를 검거하고 현금 30만원을 압수했다.

김씨는 “노숙했던 옛 생각이 나서 호의를 베풀었는데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노씨를 절도혐의로 입건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에서 일어난 김모(42)씨는 소스라치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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