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넋 달래는 ‘한뼘 동화·동시 39편’

아이들 넋 달래는 ‘한뼘 동화·동시 39편’

입력 2014-08-23 00:00
수정 2014-08-23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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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이야기’ 김하은 작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33일이 흘렀지만 유족이 요구하는 수사·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선 40일째 유족과 시민,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단식 농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많은 사람의 뇌리에서 세월호는 조금씩 잊혀 가고 있다. 73명의 동시·동화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북디자이너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무가지 ‘한뼘 그림책 세월호 이야기’를 펴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동화작가 김하은씨가 2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작가들의 재능 기부로 펴낸 ‘한뼘 그림책 세월호 이야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화작가 김하은씨가 2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작가들의 재능 기부로 펴낸 ‘한뼘 그림책 세월호 이야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뼘 그림책 프로젝트를 주도한 동화작가 김하은(46·여)씨는 22일 “세월호 참사에서 멀어져 가는 국민 관심을 불러 모으고, 유언비어에 상처받은 유족에게 힘이 되고 싶어 작업하게 됐다”며 “학생들의 죽음이 안전한 한국 사회를 위한 밑거름이 되려면 반드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유족들에게 ‘돈을 얼마나 받으려고 아직도 농성 중이냐’는 말로 상처를 주는 시민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족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를 이해하고 힘을 보태 줘야 한다”며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논리로 진상 규명을 덮고 넘어가려는 식의 주장이 받아들여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뼘 그림책에는 생전에 구두 디자이너를 꿈꿨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고 박예슬양에 대한 단상을 적은 동시와 세월호가 침몰되기 직전 객실에 갇혀 무서움에 떨었을 단원고 학생들의 시점에서 쓴 동화와 동시 39편이 실려 있다. ‘해를 삼킨 아이들’, ‘마당이 나온 암탉’의 김환영(일러스트레이터), ‘슬픈 종소리’, ‘김배불뚝이의 모험’의 송언(동화작가) 등 유명 작가부터 문하생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번 작업은 다음 카페 ‘월간 어린이와 문학’에서 기금을 모아 제작비를 마련했다. 지난달 2일 한뼘 그림책 현수막이 광화문광장 단식 농성장 부근에 먼저 내걸렸고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배포된 8000부는 순식간에 동났다. 다음달에는 유가지 단행본 형태로 2000부를 전국 서점에 배포할 예정이다.

김씨는 “우리가 만든 그림책이 세월호 유족에게 힘이 된다는 얘기를 듣고 단행본으로 발간하기로 했다”면서 “판매 수익금은 전액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림책이 생존자들에게도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며 “평생 상처를 안게 된 단원고 생존 학생들과 선생님들, 일반인 희생자들이 끔찍한 기억을 떨치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2014-08-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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