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통선 이북서 무단 경작하다 지뢰 폭사…”국가 배상”

민통선 이북서 무단 경작하다 지뢰 폭사…”국가 배상”

입력 2014-08-27 00:00
수정 2014-08-2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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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통제선 이북 지역에서 국가 소유 토지를 무단 경작하다가 지뢰 폭발 사고로 숨졌더라도 주민 보호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은 국가에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35부(이성구 부장판사)는 유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이들에게 4천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유씨는 2009년부터 경기도 연천군의 민통선 이북지역에 있는 땅에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로부터 자신이 소유한 땅에 출입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아 경작해오던 유씨는 점차 국가 소유의 토지로까지 경작지를 넓혀갔다.

그러나 국가 소유의 토지에 출입하거나 경작해도 좋다는 허가는 따로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씨는 군부대로부터 여러 차례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유씨는 지난해 4월 국가 소유 토지에서 트랙터로 밭을 갈던 중 1968년 이후 설치된 M15 대전차 지뢰가 폭발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장소에서 북쪽으로 200∼300m 떨어진 곳에 지뢰지대임을 표시하는 경고판이 있었지만 사고 발생 지점 주변에는 경고판이 없었다.

사고가 난 뒤에야 미확인 지뢰 지대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그 주변에 설치됐다.

재판부는 “미확인 지뢰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장은 인근에 사는 민간인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뢰 지역 주변에 경계표지와 철조망을 설치하고 주민에게 지속적으로 홍보활동을 하는 등 사고를 방지할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사고 장소가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출입증을 발급받으면 농사를 짓기 위해 출입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민간인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지뢰의 위험성을 알렸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씨도 지뢰가 있을 수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고, 국가 토지를 불법 경작하다 사고가 발생한 점을 고려해 국가의 책임을 25%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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