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피해자들 거리에 나앉을 위기…”대피소 9윌 뒤 철거”

의정부 피해자들 거리에 나앉을 위기…”대피소 9윌 뒤 철거”

입력 2015-01-16 17:09
수정 2015-01-1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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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차린 대피소 개학 앞두고 비워야…철거예정일 나흘 앞당겨

의정부 화재사고 일주일째인 16일 오전.

이재민 임시대소피가 차려진 경의초등학교 운동장 위 뿌연 하늘엔 진눈깨비가 흩날렸다.

한겨울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초등학교 강당 내 마련된 주황색 2인용 텐트에서 지내고 있다.

대피소는 오는 25일이면 철거된다. 딱 9일 남았다.

시는 애초 29일까지로 예정됐던 대피소 운영 기간을 나흘이나 줄인다고 이재민들에게 통보했다.

학생들이 개학하기에 강당을 비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 당장 개인적으로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거리에 나앉거나 찜찔방 등을 전전하는 ‘난민신세’가 될 위기에 처해 있다.

주민들은 “갈 곳이 없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집이 모두 불에 타버린 전모(62)씨는 “당장 가족이 같이 지낼 수 있는 곳만 마련되면 좋겠다”면서 “낮에는 여기(텐트)에 있다가 매일 밤 찜질방에 가서 씻고 잔다”고 전했다.

주민들로선 약속을 지키지 않고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당국에 화를 내기에도 지쳤다.

당초 안병용 의정부 시장은 화재 당일인 지난 10일 임시대피소를 찾아 ▲임시 대피소 편의시설 설치 ▲치료비 지급보증 ▲3일 내에 제대로 된 임시 거처 마련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3가지 중요 약속 중 뒤의 2가지는 이미 공수표가 된 상태다.

주거와 관련해 시 당국은 아직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재민들은 시청에서 대출을 받으라고 권유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권모(35·여)씨는 “주인아저씨께 제발 보증금을 빼달라고 했는데 답변이 없더라”면서 “솔직히 나는 신용도 좋지 않은데 대출이라니,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울먹였다.

시에서는 이주대책을 크게 3가지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기존주택 전세임대, 재난관리기금 융통, 재입주가 그것이다.

기존주택 전세임대 지원은 긴급복지지원법에 따라 화재 등으로 주택 또는 건물에서 거주하기 곤란해진 ‘위기 상황’의 주민들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월 소득 최저생계비 150% 이하, 금융자산 500만원 이하, 재산 8천500만원 이하 등으로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대상 주민이 제한적이다.

시의 재난관리기금은 세입자들에게 융자금 형식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인데, 농협과 협의 중이다.

마지막 안이 화재 피해가 적은 해뜨는마을 건물 등을 빨리 보수해 재입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시 당국은 건물주에게 전·월세 보증금 반환을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이 난 대봉그린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전·월세 합쳐 22억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의정부시청이 공식 집계한 피해자는 사망자 4명, 입원환자 42명, 귀가환자 84명이다.

이재민은 288세대 368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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