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훨씬 간편하고 경제적으로 손톱을 꾸밀 수 있는 제품이 나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D사가 지난해 7월 출시한 ‘붙이는 인조 손톱’입니다. 여러 색깔과 무늬가 들어간 일종의 인조 손톱을 진짜 손톱 위에 붙이고 다듬기만 하면 전문점에서 관리를 받은 것 같은 효과를 준다고 합니다. 인조 손톱 30개가 들어 있는 한 세트의 가격이 6800~1만 5000원이라 부담이 덜합니다.
이 제품이 올해 크게 히트를 쳤습니다. 홈쇼핑에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9차례 방송해 매번 ‘완판’(완전 판매·매진)을 기록했습니다. 홈쇼핑에서만 총 9만 9000세트가 팔렸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편하고 저렴한 제품에 치명적인 단점이 숨어 있었습니다. 오래 붙이고 있으면 손톱에 곰팡이가 핀다는 것이었는데요. 직장인 이모(30·여)씨의 경험담입니다.
“홈쇼핑 쇼호스트가 2주 붙여도 된다고 해서 2주일 사용하고 떼어 냈는데 손톱이 군데군데 푸르스름하게 변해 있었어요. D사에 전화했더니 곰팡이라고 하더라고요. 5일 넘게 붙이고 있으면 그럴 수도 있다나요. 제품 사용설명서에는 그런 얘기가 없었습니다. 죄송하다는 소리는 하지 않고 ‘환불해 주겠다’, ‘병원비를 내 주겠다’는 식으로 당당하게 나와 황당했습니다.”
이씨는 제품을 환불하고 치료를 받을 생각입니다. 이씨만 겪은 일이 아닙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D사 제품명을 검색하면 연관 검색어로 곰팡이가 뜰 정도로 피해 사례가 많습니다. 곰팡이가 무좀으로 번져 6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글도 있습니다.
D사 관계자는 지난 2일 “오래 사용하면 제품과 손톱 사이에 공간이 벌어지는데 여기에 물이 스며들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며 “제품 사용설명서에 권장 사용 기간이 표시돼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안내 문구를 넣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홈쇼핑 측에도 5일 이내에 뗄 것을 강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확인해 보니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7월에야 주의 사항을 올렸습니다. D사가 소비자에게 권장 사용 기간을 확실하게 알리겠다는 약속을 지킬지 두고 볼 일입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6-09-05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