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국제공항인데” 김해공항, 장거리노선 단 한편도 없어

“명색이 국제공항인데” 김해공항, 장거리노선 단 한편도 없어

입력 2016-12-22 09:22
업데이트 2016-12-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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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거리노선 위주 증설…슬롯 한계상황 직면해 장거리 노선 신설 더 어려워져

부산 김해국제공항이 이용객 1천500만 명 달성과 함께 국제공항운영협회(ACI) 기준 중규모 공항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김해공항의 이 같은 외형적 성장세를 놓고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용객 편의 등을 고려한 내실 있는 중장기 공항 정책 없이 슬롯을 마구잡이로 개방한 탓에 저가항공만 대거 진출, 단거리노선 위주의 ‘시골 공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김해공항 여객은 1천362만 명(국제선 742만 명, 국내선 62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국제선 30.6%, 국내선 11.7%) 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1천5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개항 40년 만에 중규모 공항(연간 여객 1천500만∼2천500만 명 처리 공항)으로의 도약을 앞둔 셈이다.

운항 편수도 9만669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3%나 증가했다. 운항 편수 급증으로 김해공항 슬롯(이착륙 허용 능력, 운항편 수 배정 기준)은 사실상 한계상황에 다다랐다.

그러나 내실을 보면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김해발 노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미주행, 유럽행 장거리 노선은 단 한편도 증설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장거리 노선은 비행시간 기준 7시간 이상, 비행 거리 기준 5천㎞ 이상 노선을 말한다.

김해공항은 인천이나 일본에서 연결편을 이용해 미주나 유럽으로 가는 노선밖에 없다. 직항편은 단 한편도 없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물론 외국 항공사들은 부산시의 인센티브 제공에도 아직도 김해공항 장거리 노선개설에 대해 ‘수요 부족으로 운용효율이 떨어진다’며 회의적인 시각이다.

대형항공사들이 노선개설을 주저하는 사이 김해공항은 그야말로 단거리노선 위주의 저가항공사 각축장이 되고 말았다.

김해공항을 허브로 한 에어부산은 물론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 모든 저가항공사가 김해공항으로 몰려들면서 올해 9만669편의 운항편 중 저가항공이 55.4%인 5만286편을 차지했다.

저가항공 운항 편수는 지난해 4만764편에서 올해도 23.4%, 9천522편이나 늘었다.

운용 항공기가 부족한 저가항공만 늘면서 출·도착 지연 사례가 급증, ‘불편한 공항’이란 인식이 기증되는 상황이다.

공항운영사 관계자는 “명색이 국제공항인데 장거리 직항 노선 한편 없다는 건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며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이용객 편의를 위한 공항의 중·장기 발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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