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어 구제역까지 사상 최악 2종 창궐

AI 이어 구제역까지 사상 최악 2종 창궐

김경두 기자
김경두 기자
입력 2017-02-09 22:40
수정 2017-02-0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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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경보 최고 ‘심각’ 격상… 가축시장 잠정 폐쇄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각각 두 가지 종류의 바이러스로 동시에 창궐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 연천의 젖소 농가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가 기존 바이러스(O형)와 다른 ‘A형’인 것으로 9일 확진됐다. AI도 고병원성 H5N6형과 H5N8형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나타났다. 이번 구제역이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를 빽빽하게 가둬 키우는 ‘밀식(密植) 사육’의 돼지 농가로 확산될 경우 역대 최악이었던 2010~2011년 구제역 대란의 재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살처분 보상비만 1조원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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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확산 땐 2010년 대란 재현 우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구제역의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심각 단계는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AI 역시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줄곧 ‘심각’ 단계에 있다. 구제역과 AI가 동시에 심각 단계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국의 우제류(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군) 가축시장을 오는 18일까지 일시 폐쇄하며, 이 기간에 농장 간의 살아 있는 가축 이동도 금지한다”면서 “특히 경기도의 경우 우제류 가축의 다른 시·도 반출을 9일 오후 6시부터 15일 밤 12시까지 7일간 일절 금지한다”고 말했다.

구제역이 2종 바이러스로 발병하면서 방역 당국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A형 바이러스에 맞는 백신이 부족한 데다 정부가 신속하게 추진하려던 일제 접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총 여덟 차례의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A형은 2010년 경기 포천과 연천에서 소 6마리에 나타난 게 전부였다. 그렇다 보니 이 유형에 적합한 ‘O+A형’ 백신 물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는 긴급히 영국 메리얼사에 백신 수입 의사를 전달했다.

●드문 A형… 날씨 풀리면 확산 멈출 수도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수입 백신은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과 유전적으로 20% 이상 차이가 나서 백신을 사용해도 바이러스 감염을 완벽히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겨울이 끝나갈 무렵이어서 날씨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채찬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올해 구제역 발병이 예년보다 2개월 정도 늦었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면 확산이 잦아드는 특성을 감안할 때 2010~2011년 때처럼 전국 확산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zak@seoul.co.kr
2017-02-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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