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만 감질나게 내린 단비…해갈에는 ‘역부족’

반갑지만 감질나게 내린 단비…해갈에는 ‘역부족’

입력 2017-06-07 10:47
수정 2017-06-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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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으로 접어드는데 모를 심은 논보다 심지 않은 논이 더 많습니다. 가뭄이 너무 심해 앞으로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이틀째 비가 내리고 있는 7일 오전 충남 홍성군 천수만 간척농지(A지구)에서 벼농사를 짓는 최모(68)씨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충남 서북부지역을 비롯한 전국에 전날부터 비가 내렸지만, 양이 너무 적어 극심한 물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비가 이렇게 감질나게 와서는 해갈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올해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부여 21.5㎜를 비롯해 청양 19.5㎜, 공주 15.5㎜, 서천 14.0㎜, 세종 12.5㎜, 대전 11.5㎜, 보령 10.9㎜, 서산 6.9㎜, 천안 5.0㎜ 등이다.

이번 비는 메마른 대지에 닿자마자 바로 스며드는 수준으로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때문에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 저수율도 변화 없이 9.7%를 유지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비가 내리긴 했지만, 계속된 가뭄으로 땅이 워낙 메말라 있어 바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며 “밭농사에는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뭄 해갈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강원지역에도 춘천 24.6㎜를 비롯해 5∼20㎜의 비가 내렸다.

단비가 내리자 농민들은 모를 낸 논의 물꼬를 손질하거나 극심한 가뭄으로 말라 죽은 밭작물을 다시 심으며 분주한 손길을 놀렸다.

하지만 오랜 가뭄으로 하얗게 말라 버린 땅속까지 적셔주지는 못해 해갈에는 역부족이다.

농민들은 100㎜가량의 비가 내려야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에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5∼10㎜의 비가 내렸고, 경남지역에도 남해군과 통영시에 각각 40㎜와 32.1㎜의 비가 내렸다.

창원기상대 관계자는 “이번 비가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데 도움이 됐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적은 양”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내린 비는 이날 오후까지 5㎜가량 더 온 뒤 그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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