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시작하자 보란 듯 출근… 김장겸, 오늘 고용부 자진 출석

파업 시작하자 보란 듯 출근… 김장겸, 오늘 고용부 자진 출석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7-09-04 23:52
업데이트 2017-09-0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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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5년 만에 동시 총파업

영장 발부 뒤 처음으로 나타나 비노조원 격려… 사퇴 거부 밝혀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왼쪽 두 번째) MBC 사장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 출근해 한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일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날 새벽 출근해 방송시설, 근무상황 등을 점검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왼쪽 두 번째) MBC 사장이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 출근해 한 직원과 악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일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날 새벽 출근해 방송시설, 근무상황 등을 점검했다.
연합뉴스
“김장겸 물러나라”
“김장겸 물러나라” KBS·MBC 5년 만에 동시 총파업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노조)와 MBC본부(MBC 노조)가 4일 0시부터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개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MBC 노조가 마포구 상암동 사옥 앞에 모여 김장겸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결의를 다졌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지난 1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종적을 감췄던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자진 출석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지부(MBC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4일 오전 사옥에 기습 출근하면서 노조의 퇴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MBC 사측은 이날 “김 사장이 5일 오전 10시 서울서부고용지청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사장은 지난 6월 MBC 노조로부터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뒤 고용노동부의 소환에 4~5차례 응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 1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4일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MBC 사측이 대표이사 명의로 자진 출석을 약속하는 공문을 제출했다”며 “김 사장이 출석하는 대로 조사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사장은 이날 오전 6시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 출근해 TV 주조정실과 라디오 주조정실, 보도국 뉴스센터 등 핵심 방송시설의 운용을 점검하고 근무자를 격려했다. 김 사장은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전파를 사용하는 지상파 방송이 어떠한 경우라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며 “비상 근무자 여러분들의 노고가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부터 김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MBC 노조는 오전 10시 MBC 사옥 1층 로비에서 조합원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지부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 도중 김 사장의 자진 출석 속보가 전해지자 조합원들은 “김장겸을 몰아내고 MBC를 되살리자”며 구호를 외쳤다.

노조 측 변호를 맡고 있는 신인수 변호사는 “지난 5년간 김 사장과 경영진은 기자, PD들의 직종을 강제로 변경해 비제작부서로 전보했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징계했다. 수차례 고용부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기에 체포영장 발부는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말했다.

김연국 노조위원장은 “국민과 시청자가 지난해 촛불 시위를 통해 MBC를 다시 세우기 위한 정의로운 싸움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 주셨다”며 “반드시 승리해 MBC를 공영방송으로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총파업에 동참한 조합원이 서울지부에서만 1160명을 돌파했고, 전국적으로는 20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고대영 물러나라”
“고대영 물러나라” KBS·MBC 5년 만에 동시 총파업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노조)와 MBC본부(MBC 노조)가 4일 0시부터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개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양대 공영방송 노조가 총파업을 벌이는 건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KBS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본관 앞에 모여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출정식을 벌였다.
이호정 전문기자 hojeong@seoul.co.kr
전국언론노동조합 KBS지부(KBS 새노조)도 이날 0시 총파업에 돌입한 뒤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새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대영 KBS 사장과 이인호 KBS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성재호 노조위원장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고 사장은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자회사 사장, 사장을 역임하며 뉴스를 중심으로 방송을 망가뜨린 핵심 당사자”라고 강변했다. KBS 새노조 관계자는 “기자협회는 7일 전, PD협회는 5일 전부터 제작 거부에 들어갔다”며 “현재 총파업에 동참한 조합원은 2000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이후 KBS 새노조는 오후 3시 여의도동 KBS 사옥 앞 계단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결의를 다졌다. KBS노동조합(1노조)도 이날 아나운서 직종 지명 파업을 시작으로 오는 7일 전 조합원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업 여파로 뉴스 방송시간이 줄고 재방송이 늘어나는 등 방송 차질이 빚어졌다. 평일 오후 7시 55분 시작하는 MBC ‘뉴스데스크’의 방송시간은 기존 50분에서 40분으로 줄었다. 주말 뉴스 방송시간은 기존 40분에서 30분으로 축소된다. 매주 토요일 저녁 방송하는 간판 예능 ‘무한도전’도 이번 주에는 ‘스페셜 방송’이 예정돼 있다. 라디오국은 이미 지난주부터 FM4U의 정규 프로그램이 대부분 결방했다. TV·라디오 광고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송출이 중단돼 5일 오후 4시까지 이어진다. MBC 측은 광고 송출 인력을 확보해 방송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5일 오후 4시 이후 광고가 재개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1TV 간판뉴스인 ‘뉴스9’도 기존보다 20분 줄어 40분만 방송한다. 오전·낮 시간대 뉴스들이 결방하면서 빈자리는 시사·교양 프로의 재방송이 채운다. 1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는 7일부터는 ‘취재파일K’, ‘역사저널 그날’, ‘천상의 컬렉션’ 등 더 많은 프로가 결방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7-09-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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