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20대 여성 살해 커플…재판서 잔악한 행위 드러나

청주 20대 여성 살해 커플…재판서 잔악한 행위 드러나

입력 2017-11-03 16:47
수정 2017-11-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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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한 둔기로 무자비 폭행…옷 벗겨 성폭행 위장

지난 9월 청주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사건의 전말이 범인들의 첫 재판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커플의 사건 당일 행위는 알려진 것보다 더 잔악했다.

청주지법 형사11부(이현우 부장판사)는 3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2)씨와 그의 여자친구 B(21)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9월 19일 새벽 0시 53분께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하천변 농로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 C(22·여)씨를 둔기로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도 사건 당시 현장에서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돼 재판에 넘겨졌다.

공판에서 검찰이 밝힌 이들의 범죄 내용은 경찰 수사 당시 알려진 것 이상이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미리 준비한 건축공사용 둔기와 범행 현장 주변에 있던 농사 도구로 C씨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C씨가 주변에 A씨 관련 험담을 하고 다녔다는 게 이유였다.

이들은 C씨가 성폭행 피해를 당해 숨진 것처럼 위장하려고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계속 폭행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C씨에게 엽기적인 행위도 시켰다.

그리고 정신을 잃어가는 C씨의 목을 졸랐다.

C씨가 숨진 것을 확인한 이들은 알몸 상태의 시신을 뚝방 아래로 밀어 유기했다. 사건 현장의 흔적을 감추고자 흙을 뿌리기도 했다.

커플의 무자비한 폭행에 숨진 C씨의 시신은 같은 날 오전 6시 40분께 길을 가던 마을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C씨가 숨지자 A씨는 옷가지를 인근에 버린 뒤 B씨와 함께 승용차를 타고 강원도 속초로 달아났다가 이튿날 경찰에 붙잡혔다.

C씨는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과 떨어져 청주에서 혼자 지냈으며, A씨와 4년 전 처음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와는 15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이 같은 공소 내용에 대해 A씨는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반면 B씨는 “현장에 있었으나 폭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 이를 둘러싼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A씨의 범행 장면을 바라보기만 했다”고 하다가 계속된 추궁에 “같이 때렸다”고 진술한 바 있다.

B씨의 거듭된 진술 번복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분석이다.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않는 이상 통상 법정에서 잦은 진술 번복은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트려 거짓말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이 사건의 다음 공판은 오는 17일 오전 10시 40분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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