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잔소리에 흉기 휘두른 경증 지적장애인 징역 2년

할머니 잔소리에 흉기 휘두른 경증 지적장애인 징역 2년

입력 2017-11-17 07:13
수정 2017-11-1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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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죄질 중하고 재범 위험성 있어 치료 감호”

엄마 대신 자신을 돌봐주던 할머니가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20대 지적장애인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안종화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23)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A씨에게 재범 우려가 있다”며 치료 감호를 명령했다.

법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4일 오전 9시 40분께 B(76·여)씨는 어깨 부위를 흉기에 깊숙이 찔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어깨뼈가 부러지고 신경과 혈관이 손상돼 피를 많이 흘렸다.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재빨리 응급수술을 받아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B씨는 자식처럼 돌보던 손자 A씨에게 피습당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A씨는 B씨가 평소 잔소리를 하는 데 불만이 있었다.

A씨는 일반인보다 지능이 낮은 약간의 지적장애가 있었다. 부모가 이혼한 뒤 할머니, 아빠, 누나 등과 함께 살았다.

A씨는 평소에도 폭력 성향을 보였다.

자신의 휴대전화에 모바일 게임을 설치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나를 폭행하는 등 가족들도 힘들어했다.

가족들이 A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지만 친모가 동의하지 않았다.

범행 당일 A씨는 ‘안 되겠어. 죽여야겠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집 안에 있던 흉기를 집어 들고 B씨에게 휘둘렀다.

집안에 함께 있던 누나가 말리고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나마 누나가 재빨리 신고한 덕분에 B씨는 살 수 있었다.

A씨는 검거돼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인은 A씨가 지적장애로 죽음의 의미를 몰라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의 폭력 성향에 고통받던 가족들도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선처를 호소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는 수준의 지적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방법, 결과, 위험성 등에서 죄질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개선될 여지도 있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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