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은 희귀병으로 떠난 아들이 남겨 준 유산”

“헌혈은 희귀병으로 떠난 아들이 남겨 준 유산”

이성원 기자
입력 2017-12-18 22:18
수정 2017-12-18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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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헌혈 200회’ 최종봉씨

“헌혈을 위해 좋아하던 술도 끊고 운동과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헌혈을 망설이는 분들께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랑하는 가족이 수혈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느냐고요. 그 간절한 마음을 이해해 주셔서 헌혈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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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200회로 헌혈명예장을 받은 최종봉씨가 지난 10월 16일 충북대 헌혈의집에서 헌혈을 하고 있는 모습. 최씨는 이후에도 꾸준히 헌혈을 해 지난 11일 204회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 제공
헌혈 200회로 헌혈명예장을 받은 최종봉씨가 지난 10월 16일 충북대 헌혈의집에서 헌혈을 하고 있는 모습. 최씨는 이후에도 꾸준히 헌혈을 해 지난 11일 204회 헌혈을 했다.
대한적십자 제공
지난 10월 16일 헌혈 200회를 맞은 최종봉(51)씨가 1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최씨의 둘째 아들(당시 8살)은 2008년 5월 희귀병인 혈구포식림프조직구증 진단을 받고 같은 해 9월 하늘나라로 떠났다. 최군은 백혈구 수치가 계속 감소해 혈소판을 매일 수혈받아야 했는데, 최씨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헌혈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피를 나눠 줄 아들은 세상에 없지만, 최씨는 그때의 간절한 마음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실제로 최씨는 한 달에 2번씩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전혈은 두 달에 한 번 가능하지만, 혈소판 헌혈(성분 헌혈)은 2주에 한 번씩 할 수 있다. 최씨의 헌혈 횟수는 아들을 잃기 전엔 15회에 그쳤지만, 2012년 헌혈 100회를 달성했고 지난 11일에는 204회를 기록했다. 게다가 최씨는 환자들에게 깨끗한 피를 나눠 주기 위해 좋아하던 술도 끊고 운동도 주기적으로 한다. 최씨는 헌혈은 아들이 남겨 준 아름다운 유산이라고 여기고 있다.

최씨는 주변인에게도 헌혈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다. 또 장기기증과 인체조직 기증에도 참여하는 등 생명 나눔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헌혈 전도사로 불릴 만큼 열성적이다.

최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난 이후 목 디스크 수술과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던 1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며 “비록 아들이 완쾌되진 못했지만, 그때 느낀 혈액의 소중함과 세상에 대한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앞으로도 꾸준히 헌혈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적십자 혈액관리본부는 최씨에게 헌혈 200회 명예대장을 지난 15일 수여했다. 적십자 관계자는 “혈액암 환자들은 몸속 혈액이 제 기능을 못하기에 혈소판 등을 주기적으로 공급받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며 “국내 백혈병 환자는 약 1만 6000명으로 이런 환자들에게 혈액은 각종 치료와 더불어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적 요소”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7-12-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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