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정부 댓글 공작 최초 기획은 기무사…청와대 보고 문건 나와

MB 정부 댓글 공작 최초 기획은 기무사…청와대 보고 문건 나와

입력 2018-04-12 08:18
수정 2018-04-12 08:1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명박 정권 시절 국가정보원, 경찰, 국방부 등 권력기관을 동원한 댓글 공작을 국군 기무사령부(기무사)가 최초로 기획한 정황을 담은 문건이 나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한겨레는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문건을 공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문건은 기무사가 이명박 정부 출범 3개월여 뒤인 2008년 6월 4일 청와대에 보고한 A4 3장짜리 보고서로 ‘참고자료(6.4 청와대 보고)’라는 제목이다.

이 문건에서 기무사는 국정원·경찰청·합참·기무사 등 ‘기관별 사이버 인력’ 현황을 정리한 뒤 ‘비노출 특수팀 운영’을 건의했다.

“좌익세(력)의 반정부 선전·선동에 대응, 정부 지지 여론 확산”을 특수팀의 임무로 설정하고 ▲좌익성향 기사·칼럼에 대응하는 성명·논평 게시 ▲세미나 등을 통한 홍보 및 좌파 불법행위 비판 ▲새로운 엔지오(NGO)를 만들어 대학생 교육·조직화 등 단계별 활동을 제시했다.

기무사는 이 조직의 운영과 관련해 “정부의 직접 지원(은) 지양”하고 “정부 광고 및 용역 알선 등 간접지원”해야 한다며 보안을 강조했다. 또 “인터넷상에서 좌익세와 이념·사상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전투적 미디어”를 설립해 “특수 민간팀 운영과 병행”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기무사는 특수팀 팀장으로는 “좌익 추적 전문 프리랜서 기자”라는 김성욱씨를 추천했다.

김성욱씨는 실제로 이후 국정원이 2008년 12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수천만원을 지원한 민간 여론조작 조직 ‘알파팀’의 팀장을 맡았다.

결국 ‘비노출 특수 민간팀’이었던 알파팀의 기획자는 기무사였고 국정원은 실행자였던 셈이다.

이제까지 이명박 정권 시절 권력기관을 동원, 전방위적으로 이뤄진 댓글 여론 조작은 청와대와 국정원이 주도해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기획을 청와대가 했는지, 또는 국정원이 제안한 것인지는 그 동안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 기무사 문건으로 국정원(당시 김성호 원장)이 2008년 말부터 댓글공작팀인 ‘알파팀’을 조직하고, 2009년 원세훈씨가 국정원장에 취임해 댓글 공작을 본격 지휘하기에 앞서 기무사가 댓글 여론 조작 계획을 청와대에 제공했음을 보여준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