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창인데 수백명 모여 포커대회…주최 측 “직원 교육” 변명

코로나19 한창인데 수백명 모여 포커대회…주최 측 “직원 교육” 변명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06-19 17:11
수정 2020-06-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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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사의 제2회 코리아포커챔피언십 포스터
K사의 제2회 코리아포커챔피언십 포스터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가운데 제주와 부산에서 수백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포커 대회가 열려 눈총을 사고 있다.

주최 측은 포커 대회가 아니라 직원들의 사행성 방지 및 고객만족(CS) 교육 차원의 행사라고 해명했지만, 부산시는 현장점검 결과 직원 교육을 빙자한 포커 대회라고 판단하고 제재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K사는 이날부터 2박 3일간 부산 남구의 한 호텔에서 숙박을 겸한 제2회 코리아포커챔피언십(KPC) 대회를 열고 있다.

K사는 앞서 지난달 15~17일에도 제주도의 한 호텔에서 제1회 KPC 대회를 열었다.

당시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2박 3일 일정으로 포커를 비롯한 카드 게임을 벌여 우승자를 뽑았다.

이후 다른 업체가 지난달 말 같은 방식으로 제주의 한 리조트에서 포커 대회를 열려다가 이를 사전에 파악한 제주도 방역당국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려 행사가 무산됐다.

포커 게임은 게임 특성상 실내에서 원형 테이블에 약 12명의 참가자가 좁게 붙어 앉아야 해 1m 이상 거리두기가 쉽지 않다.

또 포커 대회에서는 포커를 비롯한 다른 카드 게임도 진행돼 참가자들은 장시간 다른 테이블을 돌며 게임을 하기 때문에 다른 참가자와 빈번한 접촉과 교류가 이뤄진다.

제주도는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타 지역보다 적은 14명이었지만 밀폐 공간에서 타 지역에서 온 대규모 인원이 장시간 체류할 경우 감염병에 취약해지고 연쇄 전파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K사는 당초 이날 제주도에서 제2회 KPC 대회를 열 방침이었지만 다른 업체의 포커대회가 무산되는 것을 보고 대회 장소를 부산으로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처음엔 포커 대회 개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언론 취재를 통해 일정을 파악하고 나서야 뒤늦게 현장점검에 나섰다.

K사는 현장점검 공무원에게 이날 행사가 포커 대회가 아니라 직원 사행성 방지 및 CS 교육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K사가 주최한 제1회 KPC 제주 대회에 참가했던 한 남성은 “행사 전반부에 직원 교육을 할 수 있겠지만 이번 부산 대회의 메인 이벤트는 K사 지역 매장에서 열린 포커 대회 승자들을 모아 부상을 걸고 겨루는 포커 대회”라고 반박했다.

이미 K사 54개 매장에서 일종의 예선전을 치렀고 이번 부산 대회는 결승전이라는 뜻이다.

제1회 대회를 보도자료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렸던 주최 측은 이번 부산에서의 포커 대회 개최는 참가자 외에는 알리지 않았다. 장소를 대여해 준 호텔 측 역시 참가자 외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등 보안을 강화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직접 현장 점검을 나가보니 이날 행사가 직원교육을 빙자한 포커 대회로 보인다”며 “다만 포커 대회 장소가 숙박시설이 아닌 호텔과 연결된 개인 건물이라 제재할 근거를 좀더 검토한 뒤 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에서는 확진자가 2명 추가로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147명으로 늘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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