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대구 동부소방서에 152만원… “고생 많으십니다” 말하고 급히 사라져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19일 밤 대구 동부소방서 119구급대 사무실에 40대 중반 광주 시민이 남기고 간 기부금과 편지.
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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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10시쯤 40대 중반의 남성이 대구 동부소방서 119구급대에 나타나 “고생 많으십니다”란 말과 함께 봉투 2개를 던지고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이 남성이 남긴 봉투에는 152만원과 감사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빛고을에서 보험설계사 겸 보상 강의를 하는 40대 중년 남자”라며 “코로나로 영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대구지역 설계사를 위해 강의료를 50% 할인했고 그렇게 받은 강의료 전액을 시민 안전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께 기부한다”고 쓰여 있었다.
그는 편지에서 “코로나가 창궐한 달구벌 소방관이 더 힘들었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에 기부하기로 했고 이 뜻에 많은 수강생이 동참했다”며 “일부 수강생은 강의에 오지 않음에도 선뜻 기부했다”고 덧붙였다. 편지 끝에는 “형제도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라고 표현해 대구 소방관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대구시와 광주시는 2013년 3월 달구벌(대구)과 빛고을(광주)의 첫 글자를 딴 달빛동맹 공동협력협약을 맺은 뒤 각종 행사에 교차 참여함으로써 협력을 꾀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기부자 뜻에 따라 기부금으로 소방(구급)용품을 구매해 구급대원에게 보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20-06-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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