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앞 집회 불가능해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정의기억연대가 기부금 유용 의혹 등에 휩싸인 가운데 13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열렸다. 평화의 소녀상 뒤에 선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22일 경찰에 따르면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오는 23일 자정부터 7월 중순까지 하루도 빠짐 없이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 집회 신고를 해둔 상황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정의기억연대는 돌아오는 수요일인 24일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원래 장소 대신 남서쪽으로 1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 무대를 만들고 시위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연대의 반대 집회는 평화의 소녀상 근처에서 열린다.
최근 자유연대 등이 종로경찰서 인근에 상주하면서 매일 자정이 되면 집회 신고를 하는 터라 이런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 전망이다.

‘정의연’ 논란 속 수요시위는 어김없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에 대한 후원금 회계 처리 의혹이 제기 되고 있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39차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20.5.13 연합뉴스
이후 28년 동안 같은 장소에서 매주 수요시위가 열렸다. 2011년 12월 1000번째 수요시위를 기념해 평화의 소녀상이 들어섰고, 2015년 7월에는 일본대사관이 건물 신축을 위해 뒤편 빌딩으로 이전하는 등 주변 모습은 조금 달라졌지만 시위는 수요일 정오마다 열렸다.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당시 자발적으로 집회를 열지 않았던 경우 정도를 제외하면 수요시위가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지 않은 일은 없었다.
이 일대 집회·시위 신고를 담당하는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수요시위 장소를 다른 단체가 선점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 같다”고 말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하나의 장소, 두 개의 목소리
20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대학생 단체인 ‘평화나비 네트워크’ 주관으로 제144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진 뒤 두 번째로 열린 수요시위에는 70여명의 시민이 모였고, 옆에서는 반대집회도 열렸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이에 따라 당분간은 경찰이 소녀상 주위를 일종의 완충지대로 비우는 방식으로 현장을 통제하고, 소녀상 양쪽 옆 공간에서 정의연과 자유연대 등이 각각 집회를 여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1444번째… 계속되는 수요시위
17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1444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알리는 팻말이 놓여 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예단과 억측, 책임 전가성 비난과 혐오 표현이 난무하고 있다”며 언론과 일부 정치인을 비판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