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어선, 생존신호 8시간 경과…기상악화 악천후로 구조 난항(종합2보)

전복 어선, 생존신호 8시간 경과…기상악화 악천후로 구조 난항(종합2보)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2-30 06:39
수정 2020-12-3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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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명민호 전복, 해경 실종자 수색
32명민호 전복, 해경 실종자 수색 29일 오후 7시 44분께 제주항 북서쪽 약 2.6㎞ 해상에서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돼 해경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0.12.30
제주해경 제공
제주 해상에서 선원 7명이 타고 있던 어선이 29일 전복된 뒤 선내에서 생존신호가 확인됐지만 기상악화 탓에 8시간이 지난 30일 새벽까지도 구조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날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4분쯤 제주항 북서쪽 약 2.6㎞ 해상에서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승선원 7명)가 전복됐다.

32명민호는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출항한 지 불과 3시간여 만에 사고를 당했으며, 선장 김모(55)씨를 비롯해 한국인 선원 4명과 외국인 선원 3명 등 모두 7명이 승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함정 5척과 헬기 1대를 동원해 수색과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구조 작업에는 해군 함정과 제주도 행정선도 동원됐다.

신고 접수 약 1시간 30분 만인 오후 9시 11분쯤 헬리콥터가 제주항 북쪽 약 1.3㎞ 해상에서 뒤집힌 32명민호를 발견, 곧바로 구조대를 투입했다.
32명민호 전복, 해경 실종자 수색
32명민호 전복, 해경 실종자 수색 29일 오후 7시 44분께 제주항 북서쪽 약 2.6㎞ 해상에서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돼 해경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0.12.30
제주해경 제공
해경 구조대원이 오후 9시 21분쯤 사고 어선에 올라타 선체를 두들기며 타격 시험을 한 결과 선내에서 생존 반응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경은 전복 어선의 침몰을 막기 위해 리프트백(배에 부력을 더해주는 공기 주머니)을 여러 개 설치하고, 잠수장비를 착용한 구조대원을 투입해 4차례 이상 선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사고 해역에는 초속 15∼17m의 거센 비바람이 불고, 물결이 4∼5m로 높게 일고 있는 등 악천후 상태다.

해경은 “야간이라 시야 확보가 어려운 데다 강풍과 높은 너울까지 겹치고, 전복된 선박에서 유출된 그물 등 어구까지 주변에 널려 있어 선체 내로 진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선내에서 생존 반응이 확인된 지 8시간이 넘도록 구조 작업에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날 오전 4시를 전후해 32명민호가 높은 파도에 밀려 제주항 방파제에 부딪혀 일부 파손되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32명민호가 파손된 상태지만 침몰하지는 않았다”며 “현재 강풍과 너울로 선체에 접근이 어려워 선박 예인보다는 인명 수색에 중점을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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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7시 44분쯤 제주항 북서쪽 약 2.6㎞ 해상에서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돼 해경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0.12.29 연합뉴스
29일 오후 7시 44분쯤 제주항 북서쪽 약 2.6㎞ 해상에서 제주시 한림 선적 저인망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돼 해경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2020.12.29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 선박 사고와 관련해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양경찰청장은 가용한 모든 함정, 항공기, 구조대 및 주변을 운항 중인 어선, 상선, 관공선을 동원해 인명 구조 및 수색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정 총리는 “선박 내부에 고립된 선원들을 최대한 신속히 구조하라”면서 “현지 기상이 좋지 않은 만큼 구조대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저체온증이다.

현재 사고 해역의 수온은 15∼16도다. 이 정도의 수온은 일반적인 목욕탕의 냉탕 정도에 해당하는 온도다. 여기에 초속 15∼20m의 강풍이 더해지면 수면 위에 떠 있는 사람의 체감 온도는 영하 이하가 된다. 이런 상황에선 저체온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저체온증에 걸리면 피를 공급하는 심장 부근 체온이 떨어져 혈액순환과 호흡, 신경계의 기능이 느려져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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