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식으로 오물 먹여”…하동 서당, 101명 개별면담 착수

“신고식으로 오물 먹여”…하동 서당, 101명 개별면담 착수

이보희 기자
입력 2021-04-02 16:55
업데이트 2021-04-0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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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무원, 전문 상담사 등 20여명 넘는 인력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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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문제 불거진 청학동 서당
폭력 문제 불거진 청학동 서당 지난 29일 경남 하동군 청학동 한 서당 입구. 해당 서당은 최근 학생간 폭력 문제가 발생했다. 2021.3.30
연합뉴스
최근 ‘엽기 폭력’ 사건이 잇따라 알려진 경남 하동 서당과 관련해 경찰과 하동군, 교육 당국이 추가 피해를 확인하려고 서당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경남경찰청은 하동의 한 초등학교 재학생 60명과 중학교 재학생 41명 등 총 101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담 등을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피해는 없는지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경찰과 군청 공무원, 전문 상담사 등 20여명이 넘는 인력이 투입됐다.

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교생 123명 중 80%가량이 하동 내 서당 6곳에서 기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은 이들과 1대 1 면담을 진행하며 서당 관계자에 의한 학대나 학생 상호 간 폭력 등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할 방침이다.

1대 1 면담 특성상 조사가 끝나려면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명단에 확인되지 않은 다른 입소자가 있으면 따로 시간을 내 동일한 조사 과정을 거칠 방침이다.

또래 남학생들로부터 체액 먹기 등의 학대를 당한 A(17)군은 최근 경찰에 피해진술서를 제출, 추가 조사를 받을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원장이 “초등학생 나잇대 아이들이 콧물을 흘리며 논다”며 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상습 폭행을 했다고 고발했다. 부실한 식단이나 노역 동원, 기숙사 방마다 경보음을 설치해 학생들을 감시하는 등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제시된 의혹도 진술했다.

또한 이번에 새로 확인된 피해자 B군은 지난해 2월쯤 서당에 입소했다. B군은 동급생이 신고식 명목으로 오물을 먹이고 때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는 가해자가 서당을 퇴소할 때까지 함께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인지한 후 피해자를 보호시설로 보냈다.

이밖에 현재 서당 입소자가 아닌 퇴소자들도 원장에 의한 학대 행위를 경찰에 고발하고자 단체 행동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피해학생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서당 관계자에 의한 폭력행위는 아동학대로, 학생 간 폭행은 학교폭력으로 각각 군청·도교육청과 사안을 조율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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