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대치…화물연대 ‘삭발’·화물차 기사 업무개시명령에 ‘부글부글’

‘강대강’ 대치…화물연대 ‘삭발’·화물차 기사 업무개시명령에 ‘부글부글’

김정화 기자
입력 2022-11-29 17:59
업데이트 2022-11-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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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정부가 시멘트 운송 종사자 2500여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포항지부 노조원들이 이날 경북 포항시 남구 호동 포항철강산업단지에서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2022.11.29. 뉴시스
29일 오후 정부가 시멘트 운송 종사자 2500여명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가운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포항지부 노조원들이 이날 경북 포항시 남구 호동 포항철강산업단지에서
정부의 방침에 반발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2022.11.29. 뉴시스
“24시간 꼬박 근무하거나 이틀 연속으로 잠도 안 자고 일하는 화물차 기사들이 많아요. 당연히 고속도로에서 위험 차량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5t 카고 차량을 6년째 몰고 있는 화물차 기사 전유인(29)씨는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씨는 “화물차 기사는 일반 회사원처럼 근무 시간과 월급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경기가 어려우면 자연스럽게 임금이 깎이고, 이를 메우기 위해 기사들이 무리하게 운행하는 구조”라며 “안전운임제는 화주, 운송사업자의 부당한 갑질을 막고 안전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제도”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서비스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에 참여한 화물차 기사들은 안전운임제에 대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산업 현장의 혼란이 불보듯 뻔한 데다 사회적 비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화물차 기사들이 파업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또 다른 화물차 기사 A씨도 “처음에 화물차를 사면 2억~3억원이 들고, 할부금만 한 달에 400만~500만원 나간다”며 “안전운임제가 당장 폐지되면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하지만 화물차 기사들의 요구사항인 안전운임제에 대한 논의는 지난 6월 총파업 이후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전날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 교섭은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결렬됐고, 정부는 이날 처음으로 업무개시명령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노동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화물차 기사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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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들이 29일 전북 군산시 군산항 3부두 앞에서 가진 총파업 투쟁승리 결의대회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22.11.29/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전북지역본부 관계자들이 29일 전북 군산시 군산항 3부두 앞에서 가진 총파업 투쟁승리 결의대회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2022.11.29/뉴스1
이날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개시명령을 규탄한 화물연대는 전국 16개 지역본부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은 반헌법적이고, 국제노동기구 국제협약에도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의 비민주성과 폭력성으로 2004년 도입 이후 한 번도 발동된 적 없는 사문화된 법”이라며 “즉각 업무 복귀를 명령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화물노동자의 화물운송 종사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어서 계엄령에 준하는 명령”이라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파업 엿새째인 29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에 화물차량들이 멈춰 서있다. 2022.11.29 연합뉴스
화물연대 파업 엿새째인 29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에 화물차량들이 멈춰 서있다. 2022.11.29 연합뉴스
노동계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국제 사회와의 공조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국제운수노동자연맹(ITF), 민주노총과 함께 질베트로 응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과 클레망 블레 유엔(UN) 평화적 집회결사자유 특별보고관에게 ‘긴급 개입 요청 서한’을 전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노동자의 결사의 자유를 해치는 한편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및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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