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신입교육까지, 멀쩡한 부동산 회사인 줄 알았더니…110억 등친 전세사기 조직

업무보고·신입교육까지, 멀쩡한 부동산 회사인 줄 알았더니…110억 등친 전세사기 조직

곽진웅 기자
곽진웅 기자
입력 2024-05-02 13:59
업데이트 2024-05-0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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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갭투자’ 전세 사기범 119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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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수도권 일대 무자본 갭투자 방식 ‘전세사기 조직’ 총책 등 119명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수도권 일대 무자본 갭투자 방식 ‘전세사기 조직’ 총책 등 119명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겉모습은 멀쩡한 회사처럼 보였던 전세사기 조직이 무자본 갭투자를 이용해 11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빼돌리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사장, 부장, 과장 등 직급을 두고, 사칙과 회칙은 물론 일일 업무보고와 신입직원 교육까지 하면서 체계적인 활동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사기를 벌여 임차인 75명에게 전세보증금 11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총책 A(43)씨와 조직에 가담한 17명을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25명, 부동산업자 61명도 적발됐다.

경찰은 사기조직에서 ‘사장’ 행세를 한 A씨와 ‘부장’으로 활동한 5명 등 모두 6명에게는 범죄집단을 조직해 활동한 혐의도 적용했다. 이들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경기 부천과 구리에 자사 사무실을 차리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5월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설립한 뒤 2022년 8월까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 428채를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전체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의 중저가 빌라와 오피스텔 가운데 매매와 전세 계약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매물을 찾고, 이후 전세보증금을 실제 매매대금보다 더 높게 받았다.

매매대금보다 더 높은 보증금을 받은 이후엔 차액만큼 리베이트로 받았다. 이는 부동산 컨설팅 업자, 중개업자, 명의대여자 등의 이익금이나 소유권 이전을 위한 취득세 납부와 등기 비용 등으로 사용됐다.

경찰은 사기조직이 설립한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 75채를 몰수보전하고, 리베이트 수익금 4억 3000만원도 추징 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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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김기헌 총경)에서는 범죄집단조직 및 활동·사기·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전세사기 조직 총책 등 119명을 검거했다. 사진은 범행 구조도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김기헌 총경)에서는 범죄집단조직 및 활동·사기·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전세사기 조직 총책 등 119명을 검거했다. 사진은 범행 구조도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곽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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