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사용량이 왜 이렇게 많지”…검침원이 80대 독거노인 생명 구해

“수도 사용량이 왜 이렇게 많지”…검침원이 80대 독거노인 생명 구해

김상화 기자
입력 2025-03-20 11:19
수정 2025-03-2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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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소속 검침원 최순연(47) 씨가 수도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경북 의성군 소속 검침원 최순연(47) 씨가 수도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의성군 제공


독거노인의 집에서 평소와 달리 수돗물 사용량이 급증한 것을 수상히 여긴 검침원의 빠른 판단력이 소중한 한 생명을 구했다.

20일 경북 의성군에 따르면 소속 검침원 최순연(47) 씨는 비번일인 지난 16일 오후 9시쯤 집에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원격검침 시스템으로 수도 사용량을 감시하던 중 깜짝 놀랐다. 춘산면 신흥리 한 독거노인의 집에서 수돗물 사용량이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때문.

최씨는 주말 늦은 시간임을 감안해 다음 날 오전 9시쯤 이 집에 홀로 살고 있는 A(88)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는 과거 A할머니 연락처를 현장 점검 과정에 확보해둔 상태였다.

최씨는 위급 상황으로 판단해 곧바로 신흥리 이장 김석룡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 이장은 집안에 쓰러져있던 A 할머니를 발견, 119에 신고했다.

당시 A할머니는 의식이 희미한 상태로 두 눈만 껌뻑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집안 욕실 수도는 잠겨지지 않은 채였다.

병원으로 옮겨진 A할머니는 영양실조 상태로 판정됐으며 현재는 건강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물이 말도 안 되게 많이 새고 있었다”라며 “이런 식으로 계속 새면 한 달에 600t 가량이 되는데 수도요금으로 치면 60만∼70만원 상당으로 뭔가 이상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최씨가 맡은 현장·원격 검침 가구는 각 1000가구다.

의성군은 2019년부터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원격 검침 방식을 도입해 실시간 수도량을 지켜보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원격검침 시스템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더욱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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