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 다시 주목받는 마광수 교수 정년퇴임 소감

“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 다시 주목받는 마광수 교수 정년퇴임 소감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09-05 16:37
업데이트 2017-09-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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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서 숨진채 발견된 마광수 교수가 지난해 모교 연세대에서 정년퇴임을 하면서 밝힌 ‘정년퇴임 소감’이 화제가 되고 있다.
마광수 교수.
마광수 교수.
다음은 정년퇴임 소감 전문이다.

정년퇴임을 맞으니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하고 한스럽다.
‘즐거운 사라’ 사건으로부터 시작해서 학교에서 잘리고,
한참 후 겨우 복직했더니 곧바로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으로 우울증을 얻어 휴직한 것,
그 뒤 줄곧 국문과의 왕따 교수로 지낸 것,
그리고 문단에서도 왕따고, 책도 안 읽어보고 무조건 나를 변태로 매도하는 대중들,
문단의 처절한 국외자, 단지 성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만으로 평생을 따라다니는 간첩 같은 꼬리표.
그동안 내 육체는 울화병에 허물어져 여기 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지독한 우울증은 나를 점점 좀먹어 들어가고 있고. 오늘도 심한 신경성 복통으로 병원에 다녀왔다.
마광수 교수의 문제작 즐거운 사라(1991년)
마광수 교수의 문제작 즐거운 사라(1991년)
몹시 아프다.
나는 점점 더 늙어갈 거고 따라서 병도 많아지고 몸은 더 쇠약해갈 것이고,
논 기간이 아주 길어 아주 적은 연금 몇 푼 갖고 살려면 생활고도 찾아올 거고.
하늘이 원망스럽다.
위선으로 뭉친 지식인, 작가 등 사이에서 고통받은 것이 너무나 억울해지는 요즘이다.
그냥 한숨만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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