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종사자·대학원생도 가담
대학 입학에 필요한 대회용 독후감, 소논문 등을 대신 써 준 입시학원 강사와 이를 의뢰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업무방해 및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의 한 입시 컨설팅 학원 관계자 18명과 대필 작품으로 상을 받은 학생 60명 등 78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혐의가 가장 무거운 40대 학원장 A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 강남과 목동에서 영업해 온 이 학원은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2년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각종 대회에서 논문·발명보고서 등을 대신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원 측은 교과 내신성적은 물론 독서·실험·발명특허 등 비교과 영역, 자기소개서·면접 등 수시 전 과정을 컨설팅한다고 홍보했고, 애플리케이션 개발이나 로봇코딩 등을 생활기록부 ‘스펙’으로 넣어 주겠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원은 전문직 종사자나 대학원생 등을 프리랜서 대필 강사로 고용해 일감을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은 경찰 조사에서 학원 측이 공개적으로 컨설팅을 홍보해 대필·대작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대회 주최 단체와 교육부에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필을 의뢰한 학부모 수사 여부는 법리 검토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2020-10-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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