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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건설노동자 사망에 고개 숙인 DL그룹…“작업장 산재사고로 사망한 8명 유가족에 사과”

하청업체 건설노동자 사망에 고개 숙인 DL그룹…“작업장 산재사고로 사망한 8명 유가족에 사과”

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입력 2023-11-21 17:00
업데이트 2023-11-2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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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103일 만에 원청 대기업 공개 사과
유족 “앞선 희생자 7명 유족에 위로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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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종로구 DL그룹 본사 접견실에서 DL이앤씨와 KCC 협상팀, 고 강보경씨 유족과 시민대책위 측이 만나 중대재해 합의 조인식을 체결한 모습. 김예슬 기자
21일 서울 종로구 DL그룹 본사 접견실에서 DL이앤씨와 KCC 협상팀, 고 강보경씨 유족과 시민대책위 측이 만나 중대재해 합의 조인식을 체결한 모습. 김예슬 기자
건설노동자 사망에 대해 원청 대기업이 이례적으로 유가족 등에게 공식 사과했다. DL그룹(옛 대림산업)은 지난 8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창호 보수작업 중 추락사한 노동자 고 강보경(29)씨 등 DL이앤씨 작업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8명의 유족에게 21일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이번 사과는 강씨가 사망한 지 103일 만에 이뤄졌다.

하도급업체인 KCC소속 일용직 건설노동자였던 강씨는 지난 8월 부산 연제구 DL이앤씨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창호 보수 작업 중 6층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건설 현장에서는 강씨를 포함해 모두 8명이 사망했다.

DL그룹은 이날 오전 종로구 본사에서 강씨 유족 측과 만나 “DL그룹 작업장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고 강보경님과 근로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산재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적 눈높이와 기대에 부합할 수 있는 대책과 대안을 마련해 절대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작업장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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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DL그룹 본사 앞에 고 강보경(29)씨 유족이 설치한 분향소 천막 내부. 강씨의 영정 사진 앞에 놓인 노트에는 지난 20일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정재훈 KCC 대표이사가 방문해 작성한 짧은 조의 글이 쓰여 있다. 김예슬 기자
지난달 18일부터 서울 종로구 DL그룹 본사 앞에 고 강보경(29)씨 유족이 설치한 분향소 천막 내부. 강씨의 영정 사진 앞에 놓인 노트에는 지난 20일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 정재훈 KCC 대표이사가 방문해 작성한 짧은 조의 글이 쓰여 있다. 김예슬 기자
전날 오후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와 정재훈 KCC 대표이사는 강씨의 분향소를 찾아 유족을 만나 사과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공동으로 강씨 유족에게 배상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DL그룹은 작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담은 2권 분량의 진상조사 보고서도 유족과 시민대책위 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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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종로구 DL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DL이앤씨 공개 사과 및 합의에 대한 시민대책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권영국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권 위원장이 들고 있는 책 2권은 DL그룹 측에서 제공한 자체 진상조사 보고서다. 김예슬 기자
21일 서울 종로구 DL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DL이앤씨 공개 사과 및 합의에 대한 시민대책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권영국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권 위원장이 들고 있는 책 2권은 DL그룹 측에서 제공한 자체 진상조사 보고서다. 김예슬 기자
강씨의 어머니 이숙련(70)씨는 “이렇게 함께 고생한 분들을 죽는 날까지 못 잊을 것 같다. 아이를 보내고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다”면서도 “이제는 두 번 다시 볼 수도 없는 내 아들을 살려내 달라”고 울먹였다. 강씨의 누나 지선(33)씨도 “어머니에겐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동생보다 앞서 돌아가신 일곱 분의 희생자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씨의 유족들과 시민대책위는 그동안 원청인 DL그룹의 공식 사과와 진상 규명,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등을 요구해 왔다. 지난달 18일부터 DL그룹 본사 앞에 분향소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벌여왔다.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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