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카이 해곡서 한반도 전역 1000㎞ 이내”
“규모 9.0 대지진 발생 시 고층건물 영향”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의 가옥들이 전날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져 있다. 기사와 관련 없음. 가나자와 AP 뉴시스
최근 열흘간 규슈 가고시마 남서쪽 도카라 열도 인근 해역에서 규모 1 이상의 지진이 1000회 가까이 발생하면서 도카라 열도를 포함한 난카이 해곡에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유명 예언 만화에서 ‘일본에 대재앙이 발생한다’고 예측한 날짜가 2025년 7월 5일이었던 탓에 관련 괴담마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경우 한반도가 약 30㎝ 가량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진의 규모가 클수록 저주파 에너지가 많이 나오며 한반도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교수는 지난 3월 미얀마를 강타한 규모 7.7의 지진으로 미얀마에서 1000㎞ 떨어진 태국 방콕의 고층 건물이 흔들린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홍 교수는 “난카이 해곡에서 한반도까지의 거리는 남부 가까운 곳이 500㎞, 전역이 1000㎞”라면서 “규모 8.0에 이르는 지진이 발생하면 저주파 에너지가 나와 한반도 전역에 있는 고층 건물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8월 8일 규슈 남부 미야자키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 당시 남해안 일대가 위아래로 1㎝ 가량 이동했다”면서 “만약 규모 7.1 지진의 1000배에 달하는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하면 이론적으로 계산해도 한반도가 30㎝ 흔들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본 도카라 열도에서 30일 발생한 규모 5.1 지진.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일본의 대표적인 도화선인 난카이 해곡은 약 100년~150년 주기로 규모 7~8대의 지진이 발생해왔다. 이 지역에서 지난 6월 21일부터 최근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1000회 넘게 발생했는데, 진도 1 이상이 단기간에 이 정도로 집중된 것은 이례적이어서 일본 내부에서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카라 열도 부근에서 지진이 급증하면 일본 내에 대형 지진이 발생한다는 속설인 이른바 ‘도카라 법칙’과 함께, 일본의 유명 예언만화 ‘내가 본 미래’에 언급된 ‘7월 일본 대재앙’과 맞물려 일본은 물론 한국과 홍콩, 대만 등에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 지역에서 30년 안에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0%에 달한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관련 방재 대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 교수는 “일본 정부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이 일대에서의 대지진이 규모 9.0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는데,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비슷한 규모”라면서 “난카이 해곡의 마지막 대지진이 발생한 1940년대 당시에 한국에는 고층 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만약 발생한다면)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많은 고민을 하고 대책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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