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 76% “대학구조조정으로 학문생태계 붕괴”

대학교수 76% “대학구조조정으로 학문생태계 붕괴”

입력 2015-04-16 06:41
수정 2015-04-1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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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신분불안 호소…교수신문, 대학교수 785명 설문결과 발표

대학교수 10명 중 8명은 교수의 사회적 위상이 낮아지고 있으며 대학 구조조정으로 학문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신문은 창간 23주년을 기념해 전국의 4년제 대학 조교수 이상 전임교수 785명을 대상으로 ‘지금, 대학교수로 살아간다는 것’을 주제로 벌인 설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설문 결과 대학교수의 위상이 낮아지고 있다는 부정적 자기인식은 80.2%로, 2013년 조사(68.4%)보다 11.8%포인트 늘었다.

특히 교수 위상이 매우 낮아지고 있다는 강한 부정은 2013년 8%에서 올해 15.2%로 뛰었다. 수도권(75%)보다 비수도권 교수(83.4%)의 부정적 인식이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교수들의 75.8%는 정부와 대학 당국이 추진하는 정원감축과 학과개편 등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학문 후속세대가 단절돼 학문 생태계가 붕괴할 것으로 우려했다.

전공별로 인문학 교수의 응답 비율이 83%로 가장 높았고, 수도권 대학 교수(70.4%)가 비수도권 대학(52.4%)보다 학문 후속세대 단절과 학문생태계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더 컸다.

또 ‘지식인의 죽음’, ‘대학은 죽었다’ 등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도 ‘매우 그렇다’ 22.7%, ‘그런 편이다’ 47.6%로 동의한다는 의견이 70.3%로 나타났다. 2년 전 같은 조사에서 응답률이 57.9%였던 것에 비하면 대학과 지식인의 죽음과 같은 부정적 인식이 교수 사회에서 더 확산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교수의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49.8%로 2년 전 조사 때(42.8%)보다 늘었다.

최근 2년간 신분에 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한 교수 비율(45.5%)도 2년 전(43.3%)보다 늘었다.

서울 지역 교수 중에서도 45.1%가 신분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의약계열(33.3%)을 빼고는 모든 전공 분야에서 이 같은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비율보다 높았다. 신분에 불안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예체능계열이 56.9%로 가장 높았지만, 공학(50%) 교수가 인문(47.4%)이나 사회계열(41.9%)보다 높은 점도 눈에 띈다.

표절 등 부당한 행위에 대한 비판의식 감소와 소통 부재로 흐르는 교수사회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동료 교수의 표절이나 중복게재 행위를 보게 되면 ‘비판은 하지만 조용히 처리한다’는 답이 54.3% 가장 많았는데, ‘모른 척 한다’는 비율은 31%로 2년 전 23.7%보다 늘었다. 즉각 비판해 책임을 묻는다는 비율은 5.7%에서 4.6%로 줄었다.

교수신문 문성훈 편집기획위원(서울여대 교수)은 “학생 감소와 대학 재정 위기에 대해 교육부는 구조조정의 칼자루만 쥐겠다고한다”고 지적하고 “교수들이 일종의 잉여인간처럼 되고 말았다는 자괴감을 엿볼 수 있다”고 총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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