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 남해편백…‘곤충호텔’ 등 생태 공간으로 승부수

‘권토중래’ 남해편백…‘곤충호텔’ 등 생태 공간으로 승부수

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입력 2020-12-25 13:08
업데이트 2020-12-2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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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를 과거 5성급 휴양림 명성 회복 기회로
전국 휴양림 최초로 곤충호텔 신축해 친환경성 강조
황토길, 숲길 조성으로 ‘남녀노소’ 행복한 휴양림

“손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요. 휴양림은 내년에도 10년 후에도 방문객을 맞아야 하니까요.”
안홍근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팀장이 방문객들에게 ‘곤충호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안홍근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팀장이 방문객들에게 ‘곤충호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안홍근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 팀장은 26일 코로나19로 이용객이 급감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998년 개장한 남해편백은 100만여 그루의 편백나무가 식재돼 5성급 휴양림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대형 리조트와 펜션을 비롯해 다양한 국립휴양림이 조성되면서 어느 순간 ‘최고’라는 수식어가 사라졌다.

올해 7월 코로나 사태 속에 남해로 내려온 안 팀장은 남해편백의 부활에 시동을 걸었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활용해 과거 명성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2012년 전북 진안의 운장산휴양림 팀장을 시작으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는 휴양에 즐거움을 더한 생태 공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남해편백은 지난해 4월 산림문화·교육 기능과 과학 기술을 융합한 산림복합체험센터가 개관, 다른 휴양림에 비해 기반이 탄탄하다. 편백나무를 이용해 만든 유아놀이터와 디지털 미술 체험존, 모래를 만지며 놀이하는 샌드 아트, 클라이밍 체험장, 가상현실(VR) 체험존 등이 조성됐다. 부모님들을 위한 찜질방과 목공예체험장, 건강체크실과 명상테라피 치유실 등도 구비하고 있다.

실내 시설과 달리 남해편백은 수려한 풍광과 치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실외 공간이 부족했다. 숲을 걷고 뛰며 자연스럽게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나섰다.

첫 작품이 ‘곤충호텔’이다. 지난 9월 유해환경이 없어 다양한 곤충이 서식하는 휴양림의 실체를 보여주자는 취지로 제작했는 데 방문객들의 관심 속에 상징물이 됐다.
지난 9월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 개관한 곤충호텔은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생태와 곤충에 대한 배려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야생벌류가 선호하는 종이와 나뭇잎을 채운 공간과 날개가 없는 곤충을 위해 원통형 파이프와 건초, 나뭇잎 등으로 꾸민 객실로 다양화했다. 산림청 제공
지난 9월 국립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 개관한 곤충호텔은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생태와 곤충에 대한 배려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야생벌류가 선호하는 종이와 나뭇잎을 채운 공간과 날개가 없는 곤충을 위해 원통형 파이프와 건초, 나뭇잎 등으로 꾸민 객실로 다양화했다. 산림청 제공
9월 호텔 개관은 곤충들의 ‘동면’을 위해서다. 날개있는 곤충은 양지, 날개가 없는 곤충은 음지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해 배치를 달리 했다. 구멍의 지름과 깊이에 따라 유인되는 곤충이 다르기에 크기가 제각각인 출입문(구멍)도 설치했다. 물가와 비탈길, 식물군이 다른 공간 등에 설치해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식물조사를 통해 휴양림 내 곳곳에 멸종위기종인 ‘칠보치마’와 ‘대흥란’이 서식하는 것도 확인했다. 별도 안내판을 설치하는 대신 방문객들이 흥미를 갖고 직접 찾아볼 수 있는 이벤트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은 황토길과 편백숲 숲길 조성이다. 황토길은 숲을 맨발로 걷는 이색 체험을 넘어 특화된 산림치유 프로그램으로 추진 중이다. 맨발 걷기를 통해 효과를 경험한 산림치유지도사도 확보했다. 숲길 부재는 그동안 ‘옥에 티’가 됐다. 725.8㏊에 달하는 남해 금산지구 경제림(편백) 조림지의 속 살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고, 피톤치드의 향연을 경험할 수도 없었다.

안 팀장은 “황토길과 숲길이 조성되면 모든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숙박시설로 전락하는 휴양림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남해편백이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휴식과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힐링의 메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해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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