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Health Issue] 꿈과 희망 되찾아주는 ‘성형술의 꽃’

[Weekly Health Issue] 꿈과 희망 되찾아주는 ‘성형술의 꽃’

입력 2010-08-02 00:00
수정 2010-08-0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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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인 선애(가명)는 아침에 현관을 나서다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꼭 확인한다. 어깨까지 자란 머리칼이 오른쪽 귀를 잘 감싸고 있는지 확인하고서야 집을 나선다. 매일 아침 선애가 챙기는 일과다. 선애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귀가 없었다. 귀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손톱만 한 작은 살점만 달려있을 뿐이다. 어려서는 예쁜 고무줄로 머리를 곧잘 묶곤 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고서는 머리를 묶지 않았다. 웃기를 잘하던 표정도 갈수록 어두워졌다. 항상 혼자 있으려고 해 또래 아이들과도 점점 멀어졌다.

아이가 태어나는 그 환희의 순간, 부모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손가락과 발가락, 이목구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제대로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한다. 선애처럼 선천적으로 소이증을 가진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위축과 소외를 운명처럼 안고 살아야 한다. 취학해서는 돌연 내성적인 아이로 변해 친구들과 멀어지기 일쑤다. 한쪽 귀가 없을 뿐이지만, 그 귀 하나가 세상과 자신을 잇기도 하고 단절시키기도 한다.

외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미용성형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지만 재건성형은 여전히 생소하다. 오갑성 교수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재건성형술이야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쥐어주는’ 성형술의 꽃”이라며 “재건성형술은 미용성형과 달리 ‘없는 것을 새로 만드는 의술’인 탓에 의료진의 기술과 경험, 판단력이 어느 분야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선애는 올봄 연골을 이식하는 1차 수술을 받고, 지금은 2차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수술 후 거울을 보는 횟수가 부쩍 늘었고, 함께 어울리는 친구도 3명이나 생겼다. 첫눈이 내릴 때쯤이면 예전처럼 머리를 예쁘게 묶고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선애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2010-08-0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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