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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사, 근로자 평균임금의 7배 번다

한국 의사, 근로자 평균임금의 7배 번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3-11-13 00:49
업데이트 2023-11-13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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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전문의 격차는 OECD 중 1위

동네 의원, 종합병원 의사보다 두 배 더 벌어… ‘필수 의료’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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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의사의 소득이 국내 근로자 평균임금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근로자와의 소득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컸다.

12일 OECD가 공개한 ‘한눈에 보는 보건의료 2023’에 따르면 한국 의사들은 2021년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2.1~6.8배 많은 소득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대형병원에서 월급을 받고 일하는 봉직 일반의가 2.1배, 동네 병의원을 운영하는 개원 일반의는 3배, 봉직 전문의 4.4배, 개원 전문의는 6.8배 더 많았다. 특히 개원 전문의와 근로자 평균 수입 격차는 관련 통계가 나온 OECD 국가 중 1위였다.

OECD 다른 국가도 의사가 전체 근로자 평균보다 많이 벌었지만 한국보다는 격차가 작았다. 개원 전문의 기준으로 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벨기에 의사 소득은 5.8배, 독일은 5.64배, 프랑스 5.1배, 오스트리아 4.5배, 캐나다 의사는 4.2배 많았다.

2011~2021년 한국 의사의 연간 실질 보수 평균 증가율은 일반의 2.6%, 전문의 2.8%로 나타났다. OECD 23개 회원국 평균 증가율이 일반의와 전문의 모두 1.8%인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국세청에 따르면 의사·한의사·치과의사를 포함한 의료업 종사자의 연평균 소득은 2021년 기준 2억 6900만원으로 2014년 1억 7300만원에서 7년 새 9600만원(55.5%) 증가했다. 의사 1명의 연 소득이 매년 1370만원씩 오른 셈이다.

반면 의사 수는 OECD 평균 의사 수보다 적었다. OECD 회원국 인구 1000명당 평균 의사 수는 2011년 3.2명에서 2021년 3.7명으로 증가했다. 한국 의사 수도 같은 기간 2.0명에서 2.6명으로 늘었지만 OECD 평균(3.7명)에는 못 미쳤다. 서울 등 수도권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73명으로, OECD 14개국 도시 지역 평균 의사 수(4.5명)는 물론 농촌 지역 평균 의사 수(3.2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도권 의사 쏠림현상도 문제지만 의사 부족 자체가 더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40개 의과대학 정원 증원 수요 조사 결과를 이번 주 내에 발표할 예정인데 40개 의대가 제출한 정원 확대 희망 규모가 2000명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재 교육 역량으로 수용 가능한 인원인지 따져 볼 계획이다. 평가 과정이 끝나면 정원 확대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OECD 회원국에 비해 개원의의 소득이 유독 많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세청이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의료업 평균 사업소득 신고 현황’(치과병의원·한의원 제외)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개원의 연 소득은 3억 4200만원이다. 반면 2020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나타난 봉직의 평균 연봉은 1억 8539만원이다. 연봉 격차가 2배에 달한다.

연봉 격차 원인 중 하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소위 ‘돈 되는’ 비급여 진료 비중은 2021년 기준 의원급이 25.0%로 상급종합병원(8.2%)과 종합병원(8.7%)을 3배 이상 웃돈다. 동네 병의원을 열어야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으니 너도나도 필수의료가 이뤄지는 대학병원·종합병원을 떠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비급여 진료를 줄여 대학병원 의사와 개원의 간 수익 격차를 좁히는 정책도 패키지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현정 기자
2023-11-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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