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닥서 찾은 ‘필리핀 한인 총기살해’ 단서…檢, 공범 기소

강바닥서 찾은 ‘필리핀 한인 총기살해’ 단서…檢, 공범 기소

입력 2016-12-14 10:29
업데이트 2016-12-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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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3명 살해…수중탐사팀 동원 밀양江에서 휴대전화 확보“한국-필리핀 경찰, 검찰 간 긴밀한 공조로 사건 해결 모범”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후균 부장검사)는 필리핀에서 한국인 남녀3명을 총기로 살해한 뒤 돈을 빼앗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강도살인·사체유기)로 김모(34)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올 10월 11일 지인인 박모(38)씨와 공모해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올 8월 국내에서 150억원대 유사수신 범행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필리핀으로 도피했고, 현지에서 만난 박씨 도움으로 은신처를 받아 생활해왔다.

이들은 박씨 제안으로 그가 운영하던 카지노에 3천만 필리핀 페소(약 7억2천만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에 박씨와 피해자들 간 카지노 투자 사업 문제로 갈등이 생겼다. 이에 박씨는 이들을 살해한 뒤 투자금을 가로채려는 계획을 세웠다.

박씨는 국내에서 일용직 노동으로 생활하던 김씨를 필리핀으로 불러들였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부닥쳐 있던 김씨는 “사람 하나를 처리하면 1억원을 주겠다”는 박씨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박씨와 김씨는 피해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기회를 노리다 범행 당일 새벽 피해자들을 권총으로 겁박해 포장용 테이프로 손과 발을 결박하고 사탕수수밭으로 옮긴 뒤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후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두 사람은 피해자들 거주지에 있던 소형 금고에서 10만 페소(약 240만원)를 꺼내 챙기는 한편 예치된 투자금 3천만 페소를 모두 인출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피해자들의 시신이 예상보다 일찍 발견되면서 이 사건이 국내와 필리핀 현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김씨는 한국으로 들어와 도피 생활을 하다 지난달 18일 경찰에 체포됐다.

김씨는 줄곧 혐의를 부인하다가 범행 당시 썼던 휴대전화를 밀양강 한 지점에 버렸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수중탐사팀까지 꾸려 해당 지점 반경 40m 이내의 밀양강 바닥을 전방위로 수색한 끝에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김씨의 휴대전화에는 범행 준비부터 살해 이후까지 박씨와 통화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고 한다. 혐의를 뒷받침할 결정적인 단서가 된 셈이다.

필리핀 현지에서 잠적한 박씨 역시 한국에서 파견된 우리 경찰과 필리핀 현지 경찰이 꾸린 합동검거팀에 최근 붙잡혔다. 필리핀 이민국의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박씨는 현재도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외교부와 공조해 박씨의 여권을 말소한 뒤 이르면 내년 1월 필리핀 사법당국으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을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우리 경찰과 필리핀 현지 경찰, 검찰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깔끔하게 사건을 해결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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