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이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정유라(20)씨 지원 명목으로 35억원을 최순실(60·구속)씨 측에 건넨 경위에 대해 집중조사를 받았다. 박 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6. 11. 13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15일 한겨레는 박 사장이 지난해 9월 27일 독일에서 최순실씨를 만난 뒤 작성한 메모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메모에는 “야당 공세 이번에는 OK. 그러나 내년 대선 전, 또는 정권 교체 시 검찰 수사 가능성. NGO 등에서 고발하고 검찰 수사 개시되면 우리는 자료를 제출해야 함. 삼성 폭발적…프로그램 일단 중지…정보 소스 단속”이라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초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박 사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호텔 로고가 찍힌 메모지 3장을 확보했다고 한다.
박 사장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 메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혐의 입증을 위해 가장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시기(2016년 9~10월)에 작성됐다. 특검팀이 14일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을 함께 묶어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유 중 하나다.
당시는 야당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의혹과 삼성이 정유라씨에게 독일 현지에서 말을 사줬다는 의혹을 거듭제기한 상황으로 삼성은 “말을 사준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이런 해명을 내놓은 지 불과 나흘 만에, 삼성의 박상진 사장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최씨를 만나러 독일까지 간 것.
박 사장의 메모는 삼성 입장에서 년 뒤 대선을 전후로 정치적 상황이 급변할 경우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며, 그 충격은 폭발적일 것으로 내다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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