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가혹행위 피해 탈영, 간첩 몰려 20년 옥살이… 재심서 51년 만에 무죄

군 가혹행위 피해 탈영, 간첩 몰려 20년 옥살이… 재심서 51년 만에 무죄

이주원 기자
입력 2020-12-16 17:52
업데이트 2020-12-1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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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의 가혹행위로 군부대를 이탈한 뒤 간첩으로 몰려 20년간 옥살이를 한 70대 남성이 51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문병찬)는 16일 군형법상 적진으로의 도주미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박상은(74)씨의 재심에서 기존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969년 5월 1일 강원 화천에서 군 복무 중이던 박씨는 선임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가 군부대를 이탈했다. 그는 마음을 돌려 부대로 복귀하려고 했지만 산속에서 길을 잃고 경계 근무 중이던 군인에게 발견돼 군에 인계됐다.

제102보안부대는 박씨가 북한으로 도주하려 했다는 혐의를 씌워 박씨를 불법으로 가두고 고문으로 거짓 자백을 강요했다. 박씨는 같은 해 6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20년간 복역하다가 1989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박씨는 누명을 벗고자 2018년 4월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박씨는 즉시 항고했으며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은 박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다.

재심 재판부는 박씨가 당시 월북하려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박씨의 도주미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또 박씨가 구속영장에 기재된 것과 달리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불법 구금과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0-12-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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