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항문에 위생패드 넣은 간병인…항소했다 징역 5년으로 늘어

환자 항문에 위생패드 넣은 간병인…항소했다 징역 5년으로 늘어

하승연 기자
입력 2024-05-07 16:50
업데이트 2024-05-07 16: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뇌병변 환자 항문에 위생패드 조각 넣어
중국 국적 간병인 “변 처리 쉽게 하려고”
병원장도 벌금 2천만원→4천만원으로

이미지 확대
서울신문DB
서울신문DB
뇌병변 장애 환자의 항문에 위생 패드 조각을 여러 차례 집어넣은 60대 간병인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오히려 형량이 늘었다.

7일 인천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 신순영)는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간병인 A(69)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요양병원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혐의(장애인복지법 위반)로 함께 기소된 병원장 B(57)씨에게도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이 항소심에서 A씨와 B씨에게 선고한 형량은 검찰의 1심 구형량보다 높은 수준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결심 공판에서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4년과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는 혼자 움직이거나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해 비인간적이고 엽기적인 방법으로 학대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쁜 데다 간병인 팀장이던 그의 지위를 고려하면 비난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장폐색 등으로 인해 심한 합병증도 생길 수 있어 매우 위험했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이 말할 수 없는 충격과 고통을 겪은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판결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항소심 재판부는 병원장인 B씨에 대해 “A씨의 1차 범행이 대체 간병인 등에 의해 발각됐는데도 피고인이 주의·감독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추가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확대
환자 항문에서 나온 위생매트 조각. 연합뉴스(피해자 가족 제공)
환자 항문에서 나온 위생매트 조각. 연합뉴스(피해자 가족 제공)
A씨는 지난해 4~5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 C(65)씨의 항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위생 패드 10장을 집어넣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병상에 까는 위생패드를 가로·세로 약 25㎝ 크기의 정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C씨가 묽은 변을 봐 기저귀를 자주 갈아야 했다”며 “변 처리를 쉽게 하려고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C씨의 가족은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양병원에서 아버지 항문에 기저귀를 넣어놨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피해를 호소하기도 했다.

가족 측은 당시 “저희가 모시러 가지 않았다면 장 괴사는 물론 파열로까지 이어졌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얼마나 괴로우셨을지 가슴이 찢어진다”고 울분을 토했다.
하승연 기자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