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아도 ‘종식’ 때까지 안심 불가
양성반응 813명 중 580명 후각 상실
미각 상실자 38% 5개월 뒤에도 증상
사망자와 미감염자·경증자 유전체 비교
백혈구항원의 바이러스 감지능력서 차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완치 후 최대 5개월까지 미각과 후각기능을 상실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각과 후각기능 상실 기간을 정확히 밝혀낸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신경계에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미국 유타대 제공
미국 유타대 제공
방역 당국은 올해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가장 먼저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 미국도 내년 중반이나 돼야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과학저널 ‘네이처’도 23개국 면역학자, 전염병학자, 바이러스학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코로나19 종식은 사실상 어렵다고 예측했다.
많은 과학자는 더 효과적인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동시에 미래의 또 다른 감염병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코로나19의 특성에 대한 분석 연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이 되면 가장 먼저 후각과 미각을 잃게 되고 완치 후에도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후각 및 미각 상실이 완치 후 얼마나 이어지는지는 정확히 조사되지 않았다. 캐나다 트루아리비에르 퀘벡대 의대 해부학과 연구팀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평균 5개월 동안 후각과 미각 상실이 이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온라인으로 열리는 미국 신경학회 제73차 연차회의에서 2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던 의사, 간호사, 방역요원 등 의료종사자 813명을 대상으로 감염 직후부터 5개월가량 미각과 후각의 변화에 대한 추적 조사를 했다. 조사 참여자들은 10점 척도로 후각과 미각 상태를 자가 측정을 해 보고하도록 했다.
조사 결과 양성 반응자 중 580명은 후각 상실 증상을 보였으며 51%에 해당하는 297명은 감염 후 5개월까지 후각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완치 후 최대 5개월까지 미각과 후각기능을 상실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각과 후각기능 상실 기간을 정확히 밝혀낸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신경계에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 제공
미국 버지니아커먼웰스대 제공
또 러시아 HSE대 생물학·생명공학부, 피로고프 러시아 국립의학연구대, 로모노소프 모스크바주립대 수학·기계공학부, 모스크바 OM필라토프 시립임상병원, 국립과학아카데미 생체유기화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후 증상을 악화시키는 유전적 요인을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최신 면역학-항원 세포생물학’ 2월 22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지난해 5~7월에 OM필라토프 시립임상병원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입원했다가 사망한 환자 111명과 연방골수은행에 등록된 사람 중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거나 경증을 보였던 428명의 유전체를 비교 분석했다.
보통 T세포면역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응하고자 인체가 사용하는 주요 전략 중 하나다. 인간백혈구항원-Ⅰ(HLA-Ⅰ) 분자는 바이러스를 감지해 T세포면역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HLA-Ⅰ가 바이러스를 잘 감지하지 못하면 증상 악화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환자들은 경증환자나 일반인보다 HLA-Ⅰ 분자 활성감도가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늦어도 내년 중순까지는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발견된 캘리포니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도 빠르고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집단면역 형성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금문교를 배경으로 마스크를 쓰고 걷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AP·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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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21-02-25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