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삼성, 절반의 성공

세대교체 삼성, 절반의 성공

입력 2010-10-20 00:00
업데이트 2010-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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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교체는 성공적으로 정착,하지만 아쉬운 포스트시즌.’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010년은 이렇게 요약된다.

 삼성은 올해 선동열(47) 감독의 ‘2기 체제’를 맞아 수년 전부터 꾸준히 단행해 온 세대교체 작업이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다.투수와 타격에서 두루 젊고 활력 넘친 팀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2006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탈환하기엔 패기만으로는 부족했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5차전까지 매 경기 1점차 짜릿한 접전을 벌인 끝에 어렵사리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따낸 삼성은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정규리그 우승팀 SK와 사활을 건 마지막 승부에서 우려했던 경험 부족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정규 시즌에서 5회까지 앞섰을 때 58승2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올린 막강 방패는 플레이오프에서 위용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져 고전을 자초했다.

 또 주전으로 사실상 포스트시즌을 처음으로 치른 주축 타자들은 플레이오프에서는 활발한 타격으로 명승부를 연출하는 데 일조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SK 왼손 투수들에게 꽁꽁 묶여 고개를 떨어뜨렸다.

 2004년 말 자유계약선수(FA) 심정수와 박진만을 영입한 것을 끝으로 삼성은 거물급 FA를 잡아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선수를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지난해 중반 이미 삼성과 5년 재계약에 성공,장기적인 밑그림을 그리게 된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 연속 진출 기록을 ‘12년’에서 끝낸 대신 투타 전력을 재정비해 올해 대약진에 도전했다.

 점진적인 노력의 결과 올해 이영욱이 톱타자로 성장했다.박석민-최형우-채태인은 삼성의 간판 타자로 자리 잡았다.

 2년차 김상수가 박진만을 밀어내고 붙박이 유격수를 꿰차는 등 주전 라인업에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이영욱은 정규리그 타율은 0.272에 그쳤지만 도루를 30개나 기록하며 뛰는 야구를 이끌었다.

 조동찬(33개),김상수(30개) 등이 삼성의 기동력을 배가시켜 삼성은 8개 구단 중 팀 도루 3위(158개)로 도약했다.

 최형우는 팀 내 최다인 24방의 홈런과 97타점을 수확해 해결사로 맹활약했다.박석민과 채태인도 각각 타점 64개와 54개를 챙기며 최형우의 뒤를 받쳤다.

 투수진에서도 새 얼굴이 힘을 보탰다.데뷔 4년차 왼팔 차우찬이 드디어 알을 깨고 나와 10승을 거두며 빈약한 선발진에 한 축으로 자랐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현금 20억원을 주고 데려온 왼팔 장원삼도 한 시즌 개인 최다인 13승을 수확하고 차우찬과 원투 펀치를 이뤘다.

 젊은 피를 앞세워 2~3위를 오르내리던 삼성은 지난 7월10일 넥센을 3-1로 따돌리고 2위로 뛰어올랐다.7월에만 18승3패라는 압도적인 승률을 올려 2위를 굳힌 삼성은 정규 시즌 막판까지 SK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다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부동의 마무리 오승환이 7월 팔꿈치 수술을 받느라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뒷문이 뚫렸지만 정현욱(9승1패12세이브)과 권혁(7승1패10홀드),안지만(9승3패9세이브)이 강력한 방패를 구축,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로 경쟁팀의 예봉을 꺾었다.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는 믿었던 왼손 중간 계투 권혁이 부진에 빠지면서 불펜 운용 틀이 깨져 5차전까지 혈전을 치렀다.하지만 김상수와 이영욱 등 신예들이 무서운 집중력을 뽐내며 급성장,희망을 안겼다.

 과거만큼 위력적인 구위는 아니었지만 노련미를 선사한 ‘가을 사나이’ 배영수의 화려한 귀환도 반가운 볼거리였다.

 그러나 SK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투타 엇박자로 고전한 끝에 4연패로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3-2로 리드를 잡았던 지난 15일 1차전에서는 5회 한 이닝에만 계투 4명이 총출동하는 진풍경이 연출됐지만 SK 타선을 막지 못해 재역전패했고 2~3차전에서는 타선이 2점 이하로 봉쇄당하면서 추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상대 마운드를 위협할만한 거포가 없는데다 어렵게 잡은 찬스를 풀어낼 만한 타선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4차전에서도 선발 투수 장원삼이 3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투하다가 4회 3점을 내주며 무너졌다.이전 경기처럼 타선도 이를 뒤집을 힘을 보여주지 못했고 결국 그대로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넘겨 줬다.

 “젊은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을 쌓은 것만으로 만족한다”던 선동열 삼성 감독은 “아직 우리 전력이 SK나 두산에는 미치지 못한 만큼 투타 전력을 더 다져 2~3년 내 최강으로 발돋움하겠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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