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야구가 빚은 수많은 이야기들

비와 야구가 빚은 수많은 이야기들

입력 2011-05-04 00:00
수정 2011-05-0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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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야구는 상극이다. 최근 몇년간 이상기후 때문에 장마철이 아닌 데도 비가 쏟아지는 경우가 많아 수많은 야구팬을 슬프게 했다. 올 시즌도 예외는 아니다. 개막한 지 한달밖에 안 된 3일 현재 벌써 9차례나 경기가 취소(강우 콜드게임 1개 포함)됐다. 오는 7일에도 경북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온다는 예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비라는 변수 때문에 승부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30년 프로야구사에서는 비 때문에 만들어진 진기한 기록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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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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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한 건 경기 도중 중단되는 콜드게임이다. 프로야구 최초의 강우 콜드게임은 1982년 6월 20일 대구에서 열린 삼미와 삼성의 더블헤더 2차전이었다. 7이닝까지 하고 경기가 끝났다. 그나마 3-10으로 삼성이 크게 앞서 승부에 큰 영향은 주지 않았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까지 총 65개의 강우 콜드게임이 있었다. 이 중 무승부로 끝난 건 13차례. 강우 콜드게임에서 가장 많은 완투승을 거둔 투수는 롯데 장원준으로 총 3번이다. 연장전에서 콜드게임이 기록된 적도 3차례 있다. 최초는 1991년 7월 16일 잠실에서 열린 OB(현 두산)와 쌍방울전이다. 10회 초 5-5 동점에서 비 때문에 그라운드에 물이 차올라 경기를 끝냈다.

콜드게임보다 더 억울한 건 노게임이 선언되는 경우다. 지난 시즌까지 총 87차례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두 차례나 된다. 1998년 10월 14일 LG와 삼성의 플레이오프(PO) 1차전은 4회 초 4-3 상황에서 무효가 됐다. 2009년 10월 13일 두산과 SK의 PO 5차전도 2회 초 1-0에서 노게임이 됐다. 점수 차를 기껏 벌렸는데 게임이 없던 일로 되면 얼마나 맥이 빠질까. 1998년 7월 27일 OB가 그랬다. 사직에서 롯데에 4회 초 8-0으로 이기고 있었는데 노게임이 돼 버렸다. 심정수와 김동주가 연속으로 나와 솔로 홈런을 뻥뻥 터뜨릴 무렵이었다. 이게 프로야구 사상 최다 점수 차 노게임이다.

노게임에서 홈런을 친 선수들도 황당하긴 마찬가지다. 지금껏 노게임 때문에 홈런 기록이 날아간 경우는 38번. 그 중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던 경기는 2009년 6월 9일 KIA-넥센전이었다. 4회 초 8-5로 KIA가 이기는 상황에서 무효가 됐는데 홍세완(KIA), 클락, 황재균, 브룸바, 송지만(이상 히어로즈) 등 무려 5명이 홈런을 때려 냈다. 속절없는 비는 선수와 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기도 한다. 경기 중단 가운데 최장 시간은 116분이나 됐다. 1987년 8월 15일 빙그레-삼성전으로 두번이나 경기가 중단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1-05-04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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