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강등 이승엽 ‘어쩌다가’

2군 강등 이승엽 ‘어쩌다가’

입력 2011-05-09 00:00
수정 2011-05-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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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차 큰 변화구에 부적응..심적 부담도 한몫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명예 회복을 선언한 이승엽(35·오릭스)이 지난 3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 온 장애물과 다시 맞닥뜨렸다.

올 시즌 21경기에 나와 타율 0.145의 저조한 타격으로 주전 1루수 자리에서 밀려난 이승엽은 9일 2군으로 강등당했다.

명예 회복을 노리며 소속 리그와 팀까지 바꿨지만, 지난 3년 동안과 마찬가지로 일본 투수들의 낙차 큰 변화구와 심적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모양새가 됐다.

한국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2004~2005년 지바 롯데에서 뛴 이승엽은 지난해까지 요미우리에 몸담으면서 긴 침체의 터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2006년과 2007년 각각 홈런 41개와 30개를 치면서 맹활약하는 듯했지만 이후 3년 동안 멋진 활약을 이어가지 못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승엽은 2008년 45경기에서 0.248의 타율에 그친 것을 시작으로 2009년 0.229, 2010년 0.163으로 침체 일로를 걸었다.

그동안 이승엽을 괴롭힌 것은 일본 투수들의 변화구와 심적 부담이었다.

일본 무대에서 뛰면서 몇 차례 부상을 겪은 이승엽은 직구와 똑같은 궤적을 그리며 들어오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일본 투수들의 포크볼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

포크볼에 속는 일이 많아지면서 상대를 현미경처럼 분석해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일본 투수들과의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일본 최고 인기 구단의 최고 연봉 선수라는 부담은 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쟁쟁한 경쟁자가 워낙 많아 일시적인 부진만으로도 주전 자리를 위협받는 상황이다 보니 긴 호흡으로 실력을 가다듬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요미우리를 떠나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오릭스로 둥지를 옮겼지만, 퍼시픽리그 투수들의 집요한 공략에 또 흔들리면서 똑같은 위기를 맞게 됐다.

낙차 큰 포크볼을 공략하려다 보니 몸의 밸런스가 흐트러졌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는 중압감을 극복하는 데 실패해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이승엽은 70차례 타석에 들어서 볼넷 7개를 얻어내고 안타 9개를 칠 동안 삼진을 27차례나 당할 만큼 기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

김상훈 SBS ESPN 해설위원은 “이승엽이 훈련량은 충분히 소화한 것으로 보이지만 주변의 말에 마음이 휘둘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그러면서 “이승엽은 충분히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베테랑”이라며 스스로 집중해 기량을 끌어올리다 보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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