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7일 탬파베이와 경기 1회초 만루 홈런…MLB 시범경기 첫 홈런

강한 바람을 뚫고 좌중간 펜스를 넘어간 타구에 미국 언론도 놀랐다.

거포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힘으로 승부하는 ‘특별한 아시아 타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시범경기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미국 현지 언론은 박병호의 홈런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미국 미네소타주 지역지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7일(이하 한국시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9번째 타석에서 왜 그가 KBO리그 슈퍼스타인지 알려줬다. 슈퍼스타의 힘을 과시했다”고 전했다.

박병호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의 샬럿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범경기에서 6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0-0이던 1회초 2사 만루에서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쳤다.

앞선 8차례 타격 기회에서 단타 한 개만 쳤던 박병호가 특유의 힘을 과시하는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탬파베이 우완 투수 제이크 오도리지의 빠른 공을 공략했다.

좌익수 쪽에서 우익수 쪽으로 강한 바람까지 불었다. 좌중간으로 날아가는 타구는 비거리가 줄 수밖에 없었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박병호는 홈런이 될 타구라고 생각하지 않은 듯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병호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홈런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큰 포물선을 그린 공은 좌중간 담을 훌쩍 넘어갔다.

미네소타 스타 트리뷴은 “좌중간 펜스 앞에서 만난 탬파베이 좌익수 데스몬드 예닝스와 중견수 마이크 마투크는 공이 담을 넘어가는 걸 바라볼 뿐이었다”며 박병호가 만루포를 쏘아 올리는 장면을 묘사했다.

미네소타 동료도 박병호의 만루포에 기뻐했다.

이날 미네소타 동료도 박병호의 홈런을 축하했다. 이날 미네소타 선발로 등판한 우완 카일 깁슨은 “박병호가 배트를 휘두르는 순간, 나는 가장 먼저 소리쳤다”며 홈런을 직감했음을 알리고 “매우 짜릿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박병호의 홈런 장면을 메인 페이지에 올렸다.

그만큼 박병호가 그린 아치가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는 의미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박병호가 직구를 정확하게 받아쳤고, 큰 포물선을 그렸다. 박병호가 좋은 타격을 했다”고 칭찬하며 “우리는 박병호가 타격 훈련 때 이런 좋은 타구를 날리는 걸 봤다. 이번 홈런이 여러 사람에게 ‘박병호의 힘’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박병호에 앞서 일본이나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선수는 대부분 ‘수비력’과 ‘정교함’을 무기로 삼았다.

그러나 박병호의 강점은 장타력이다. 거포가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가 힘으로 승부하는 장면을 메이저리그도 흥미롭게 지켜본다.

박병호는 ‘힘’으로 만든 그랜드슬램으로 자신을 향한 관심을 더 키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