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에도 패한 한국 여자축구, 독일전까지 ‘희망 고문’

모로코에도 패한 한국 여자축구, 독일전까지 ‘희망 고문’

최병규 기자
입력 2023-07-30 22:05
업데이트 2023-07-3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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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최종전, 모로코가 콜롬비아에 지고 한국이 독일에 5골차 대승 거두면 조 2위로 ‘16강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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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선수들이 30일 스트라이커 이브티삼 즈라이디의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전반 6분 한국을 상대로 터뜨린 결승골에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모로코 선수들이 30일 스트라이커 이브티삼 즈라이디의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전반 6분 한국을 상대로 터뜨린 결승골에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가 최약체 모로코에 충격패를 당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2연패 최하위로 떨어졌다. 최종전 상대인 최강 독일이 콜롬비아에 패하면서 바늘구멍 같은 기사회생의 틈새는 생겼지만 사흘 동안의 ‘희망 고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30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전반 6분 이브티삼 즈라이디에 허용한 결승 골을 끝까지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2패로 승점 없이 조 최하위다.

모로코는 아랍권 국가 중에 처음으로 여자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FIFA 랭킹도 72위로 17위인 한국보다 한참 아래다. 대회 개막 전부터 한국은 1승의 상대로 점찍었지만, 전반 6분 내준 결승 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되레 모로코의 대회 첫 승이자 첫 골의 제물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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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이 30일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전반 26분 모로코 골문 앞에서 시도한 헤더가 골대를 외면하자 넘어져 엎드린 채 아쉬워하고 있다. [애들레이드 연합뉴스]
박은선이 30일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전반 26분 모로코 골문 앞에서 시도한 헤더가 골대를 외면하자 넘어져 엎드린 채 아쉬워하고 있다. [애들레이드 연합뉴스]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16강은 물론 8강까지도 갈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실망감은 더 컸다. 대한축구협회는 물론 많은 언론에서도 여자축구 대표팀 이번 대회 목표를 8강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계의 벽은 높았다.

벨 감독 자신도 “축구를 하며 좋을 때, 나쁠 때가 있지만 이번은 내가 경험한 최악의 상황 중 하나”라면서 “한때 독일 남자 대표팀은 어려운 시기를 겪은 뒤 아예 체제를 바꿨다. 상황이 비슷한 한국 여자축구도 시스템과 인력, 선수들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쓴 소리를 냈다.

한국은 콜롬비아와 1차전 0-2패에 이어 모로코에도 0-1로 패하며 두 경기 연속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특히 모로코전에서 슈팅 14차례를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결정력이 부족했다.

2003년 본선 첫 경기부터 이날까지 치른 12경기 모두 승패와는 관계없이 선제골을 내주는, 달갑지 않은 진기록을 이어간 한국 여자축구는 월드컵 통산 전적 1승1무10패에 빠졌다. 2015년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이후 6연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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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이 30일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전반 26분 모로코 골문 앞에서 시도한 헤더가 골대를 외면하자 넘어져 엎드린 채 아쉬워하고 있다. [애들레이드 연합뉴스]
박은선이 30일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H조 2차전 전반 26분 모로코 골문 앞에서 시도한 헤더가 골대를 외면하자 넘어져 엎드린 채 아쉬워하고 있다. [애들레이드 연합뉴스]
목표로 했던 8강은 고사하고 이번 대회 16강 진출도 바늘구멍에 낙타가 통과하는 것 만큼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어 열린 H조 또 다른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독일을 2-1로 제압하고 조1위에 오르면서 한국은 8월 3일 열리는 독일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기적’에 명운을 걸게 됐다.

한국이 독일을 이기고, 같은 시간 모로코가 콜롬비아에 패한다면 한국과 독일, 모로코는 나란히 1승 2패 동률이 된다. 이렇게 되면 골 득실을 따지게 되는데, 현재 독일이 +5, 모로코는 -5, 한국은 -3이다.

한국이 독일을 4골 차로 이기면 골 득실은 +1로 같아지지만 다음 잣대인 다득점에서 현재 독일이 한국을 7-0으로 크게 앞서기 때문에 2위가 되려면 5골 차 승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FIFA 랭킹 1위 독일을 상대로 한 5골 차 대승은 누가 봐도 어려운 일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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