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경사 맞은 윤옥희

겹경사 맞은 윤옥희

입력 2010-11-22 00:00
수정 2010-11-22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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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탄생에 새달 결혼까지 겹쳐

“딩동~.” 윤옥희는 잠결에 들린 핸드폰 문자알림음에 살짝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겨우 새벽 5시 30분. ‘꼭두새벽부터 대체 누구지?’ 그러잖아도 아오티 양궁장과 선수촌 사이가 너무 멀어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는 게 죽을 맛이었다. 살짝 짜증이 났다. 이불 속에서 한쪽 눈을 반쯤 감은 채 핸드폰 화면을 확인했다. “옥희야~. 너한테 조카가 생겼다.” 두눈이 휘둥그레졌다. 오빠 윤창식(27)씨한테서 온 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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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이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윤옥희, 주현정, 기보배.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이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윤옥희, 주현정, 기보배.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21일 광저우 아오티 양궁장. 윤옥희는 주현정, 기보배와 함께 인도와의 여자 단체전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새벽에 탄생한 조카 얘기를 꺼내자 연신 싱글벙글했다.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있어서 생각지도 못했는데 너무 뜻밖이었어요. 꼭 금메달을 따서 조카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윤옥희는 오전에 핸드폰으로 전송받은 조카 얼굴이 너무 예쁘다며 눈을 뗄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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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옥희는 금메달을 따야 할 이유가 또 있었다. 윤옥희의 미니홈피 대문에 쓰인 문구는 바로 ‘12월 25일 ’이다. 궁금증은 이내 풀렸다. 윤옥희는 크리스마스인 다음달 25일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 화촉을 밝힌다고 했다. 상대는 고교 졸업 뒤 7년여 동안 일편단심으로 사귀어온 송대선(30)씨다. 송씨는 구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했다.

2006년 도하 대회에 이어 단체전 2연패의 쾌거를 달성한 윤옥희는 경기 뒤 “오빠에게 ‘제일 잘했어!’라고 문자가 왔다.”며 즐거워했다. 이어 “오빠에게 항상 미안했는데, 오늘 금메달이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광저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11-2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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