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왜 울어” 여자바둑 ‘눈물바다’

“언니 왜 울어” 여자바둑 ‘눈물바다’

입력 2010-11-27 00:00
수정 2010-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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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에서는 ‘독한 승부사’로 불리는 여자 프로기사들이 26일 광저기원에서 열린 여자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극적으로 2-1로 꺾고 우승한 뒤 ‘눈물바다’를 이뤘다.

맏언니인 이민진 6단은 금메달을 땄다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또 대표팀 에이스 조혜연(25)은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서럽게 울었고 막내 김윤영(21)과 이슬아(19)는 덩달아 함께 눈물을 훔쳤다.

이날 이민진-김윤영-조혜연이 출전한 한국은 김윤영이 가장 먼저 승리를 거뒀지만 믿었던 조혜연이 중국의 탕이에게 패하고 말았다.

‘정관장배의 여왕’ 이민진이 여류 세계 최강인 루이나이웨이 9단을 상대로 분투중이지만 판세가 불리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자 대표팀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특히 대국장을 나와 문밖에서 기다리던 조혜연은 입술을 꼭 깨문 채 빨갛게 상기된 표정으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국내 여류 바둑의 1인자인 조혜연은 종교적인 이유로 일요일에 대국이 있는 이번 대회 혼성복식 출전을 포기하면서 논란이 일어 이미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불리한 판세에도 맹추격을 벌인 이민진이 끝내기에서 극적으로 1집반승을 거둬 한국이 2승1패로 여자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다.

유리 창문을 들여다보던 김윤영과 이슬아가 이민진의 승리를 확인한 뒤 환호를 지르며 펄쩍펄쩍 뛰기 시작하자 곁에 있던 조혜연은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며 힘들었던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슬아가 조혜연을 껴안으며 “언니 이겼잖아, 우리가 금메달을 땄다니까 왜 울어”라고 다독였지만 한번 터진 조혜연의 눈물은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7월에야 국가대표가 선발됐지만 전력이 약한 여자 대표팀은 지난해부터 상비군 제도를 운용하며 1년여 동안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양재호 대표팀 총감독은 “처음에 여자선수들을 하루 12시간씩 훈련을 시키니까 코피를 흘리는 선수도 나오더라. 무척 고생을 많이 했다. 일 년 동안 죽도록 노력한 끝에 기량이 놀라울 만치 향상돼 금메달을 땄으니 정말 감격스럽다”며 그 역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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