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김정환, 과도한(?) 세리모니…“소리 질러서 어지러울 때도”

펜싱 김정환, 과도한(?) 세리모니…“소리 질러서 어지러울 때도”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8-11 11:09
업데이트 2016-08-11 11:09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미지 확대
포효하는 김정환
포효하는 김정환 남자펜싱 김정환이 1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펜싱 남자 개인 사브르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의 모이타바 아베디니에게 승리한 뒤 환호를 하고 있다./2016.8.10/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k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의 김정환(33·국민체육진흥공단)은 득점에 성공했거나 아니면 동시 공격 때 세리모니 동작이 유독 화려한(?) 편이다.

그는 이 과도할 정도로 보이는 세리모니 동작이 바로 한국 펜싱 역사상 첫 올림픽 남자 사브르 개인전 메달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김정환은 11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란의 모이타바 아베디니(32)를 15-8로 꺾고 동메달을 획득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동메달 소감과는 별개로 자신의 세리모니와 관련해 “세리모니를 안 하면 내 실력이 안 나온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연습할 때도 소리를 질러서 후배들이 민망해하고 의아해할 때도 있다. 동생들 앞에서 소리 지르면 주책 같기도 하지만 안 그러면 내 실력이 안 나온다”고 했다.

“힘이 닿는 데까지 소리를 질러서 어지러울 때도 잦다”는 그것이 자신을 향해 내뱉는 기합인 동시에 상대 선수를 향한 기선제압용이라고 소개했다.

김정환은 “분노의 기합을 넣으면 상대가 위축되고 수비하게끔 돼 있다. 난 그걸 노린다. 차분한 척하면서 튀어 나가고 흥분한 척하면서 수비하는 것이 내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16강에 맞붙은 조지아 국적의 산드로 바자드제 사실 최대 난적이었다. 펜싱계에서 가장 다혈질적인 선수다. 나도 뒤지지 않으려고 많이 했다. 예상대로 기에서 꺾이지 않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정환은 역발상 전략도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했다.

이어 “사실 내 대진표는 산 넘어 산이었다. 그런데 난관이 있는 대진표가 좋은 성적으로 가는 대진표라고 생각했다. 기죽지 말고 그대로 가자고 생각했고, 적중했다”고 했다.

오랜 국가대표 생활을 통해 얻은 산 경험이었다.

김정환은 “4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주말도 없이 훈련했다. 처음에는 메달 색에 상관없이 매 경기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4강에 진출하니 한번 이기면 결승이라는 생각에 자신감과 욕심이 생겼다. 그 욕심이 무리수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김정환은 4강전에서 분패한 뒤 빠르게 마음을 다잡았다. 욕심을 버렸다.

그는 “오래 국가대표 생활 하다 보니 이기고 싶으면 이기고 싶은 만큼 마음을 비워야 이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욕심을 버리면 메달에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하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연습처럼 임했고, 내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