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입으란 거야, 벗으란 거야?” 곤혹스런 아랍 女선수들

<올림픽> “입으란 거야, 벗으란 거야?” 곤혹스런 아랍 女선수들

강병철 기자
입력 2016-08-11 17:55
업데이트 2016-08-1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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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도아 엘고바시(가운데)가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비치발리볼 D조 2차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 히잡을 쓰고 출전해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이집트의 도아 엘고바시(가운데)가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열린 비치발리볼 D조 2차전 이탈리아와의 경기에 히잡을 쓰고 출전해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2016리우올림픽이 한창인 가운데 무슬림 여성 선수들의 옷차림을 둘러싼 논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치러진 이집트 대 이탈리아의 여자 비치발리볼 경기에서 히잡을 쓴 이집트 선수들과 비키니를 입은 이탈리아 선수들의 대결 장면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를 두고 한쪽에서는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올림픽의 정신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고 평했지만 일부는 선수들의 복장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11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우리 여자 비치발리볼 선수들이 스쿠버 다이버처럼 입고 있는 것 봤느냐”고 비아냥대는 글을 올렸고 진보 성향 칼럼니스트인 칼레드 몬타세르는 맨머리를 내놓고 핫팬츠를 입은 1960년대 여자 선수들의 사진을 올리면서 “이집트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썼다.

반대로 이번 올림픽에 리비아의 유일한 여성 수영선수로 출전한 다니아 하굴(17)이 여느 국가의 대표 선수와 다름없는 수영복과 수영모 차림으로 물살을 가르는 모습이 TV에 중계되자 SNS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쏟아졌다.

난민 위기 속에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난민팀’이 출전한 데 대해서도 많은 세계인이 그 용기와 도전에 찬사와 박수를 보냈지만, 수영복 차림으로 전 세계의 조명을 받은 시리아 출신 유스라 마르디니(18)를 향한 악담 역시 터져 나왔다.

그를 향해 한 네티즌은 “저렇게 벌거벗은 모습을 세상에 보여줄 거였으면 차라리 물에 빠져 죽는 게 나았겠다”고 악의 가득한 글을 썼다. ‘올림픽 여성들은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아랍어 해시태그도 퍼지면서 이런 해시태그를 단 트윗이 10만건을 넘는다.

이에 한 SNS 사용자는 “당신들이 선수들의 옷에 집중할 때 우리는 그들이 각각 보여주는 성취에 집중한다”고 썼으며 또 다른 사용자는 “짧은 바지 입었다고 욕하고, 머릿수건 썼다고 욕하면 어쩌란 말이냐”라고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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