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안타·솔로 홈런 누가 더 잘한 걸까요

만루 안타·솔로 홈런 누가 더 잘한 걸까요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5-04-15 23:48
수정 2015-04-1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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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타점보다 정확한 새 타격지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홈페이지를 개편하면서 타자의 세부 기록에 ‘GPA’(Gross Production Average), ‘XR’(eXtrapolated Runs·추정득점), ‘IsoP’(Isolated Power·순수 장타율) 등 야구 마니아들에게도 낯선 지표를 추가했다. 얼핏 봐서는 복잡한 경제 용어 같지만, 타자들의 각종 능력을 더 정확히 계량화한 통계다.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알고 보면 한층 더 야구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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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후반 빌리 빈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단장의 이른바 ‘머니볼’이 인기를 끌면서 현대 야구는 타율보다 ‘OPS’(출루율+장타율)를 더 중시한다. 득점이 타율보다는 OPS와 더 비례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3년 야구 통계학자(세이버메트리션) 애런 글리먼은 OPS보다 정확한 지표를 원했고, GPA를 개발했다.

GPA의 산출 공식은 (1.8×출루율+장타율)/4. 비교적 간단하다. OPS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는 출루율에 1.8의 가중치를 둬 가치를 높였다. 4로 나눠 타율과 비슷한 수치로 만들고 대중의 친근감을 높였다. 14일 현재 GPA가 가장 높은 선수(기준 타석 이상)는 테임즈(NC)로 .518에 이른다. 2위 최정(SK·.418)보다 1할이나 높다.

XR은 세이버메트리션 짐 푸르타도가 타자의 득점 공헌도를 정확히 알기 위해 만든 개념이다. 만루에서 단타를 친 타자는 2타점을 올리지만,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홈런을 친 타자는 1타점에 그친다. 타점으로 득점 공헌도를 따지면 홈런을 친 타자가 저평가된다. 이에 푸르타도는 단타와 2루타, 3루타, 홈런 등에 모두 다른 가중치를 두는 꽤 복잡한 방법으로 XR을 산출했다.

테임즈의 올 시즌 XR은 19.3. 그가 뛴 12경기에서 19.3점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도루 실패나 삼진 등에 감점을 주는 XR은 종종 마이너스로 표기되기도 하며, 현재 안중열(kt·-0.8) 등 18명이 음수를 기록 중이다.

IsoP는 장타율이 종종 타자의 실제 장타력과 괴리를 보이자 개발된 지표다. 장타율에서 타율을 빼면 된다. 지난해 김태균(한화)과 나바로(삼성)는 똑같이 154개의 안타를 쳤다. 김태균의 장타는 48개(2루타 30개, 홈런 18개), 나바로는 59개(2루타 27개, 3루타 1개, 홈런 31개)였다. 그러나 장타율은 김태균이 .564로 나바로(.552)보다 높았다. 장타율 산정 방식이 단타에도 1의 가중치를 둬 나타난 현상이다. 장타율에서 타율을 빼버리면 단타는 사실상 가중치가 없어진다. 나바로의 IsoP는 .244로 김태균의 .199보다 크게 높다.

IsoP 1위는 역시 테임즈(.634)다. 타율 2위(.439), 홈런 1위(7개), 타점 1위(19개), OPS 1위(1.629)를 달리고 있는 테임즈의 가치는 새로운 통계 기법에서도 돋보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5-04-16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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