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 잉글랜드 감독-선수 신경전

‘자중지란’ 잉글랜드 감독-선수 신경전

입력 2010-06-23 00:00
수정 2010-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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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해 직전인 프랑스와 선수 선발 논란이 불거진 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에 이어 잉글랜드까지 불화설에 휩싸였다.

 조별리그 1~2차전의 실망스러운 무승부로 침체된 분위기 속에 수비수 존 테리(첼시)가 대표팀의 내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온 잉글랜드를 발칵 뒤집어 놓은 것이다.

 문제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테리가 프랑스팀 상황 대한 질문에 파비오 카펠로 감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시작됐다.

 테리는 “의견을 냈다가 아넬카가 집으로 돌아가는 걸 봤다.아마 우리 중 몇몇도 오늘 밤 그렇게 될 것 같다”며 “하지만 문제를 그저 알고만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감독을 화나게 하더라도 느낀 바를 솔직히 전달해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언론은 선수단 회의에 앞서 나온 테리의 발언을 팀 내 불화를 공공연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테리의 난’이라고 이름붙이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대표팀이 탈락 위기에 놓인 상황에 전임 주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것이다.

 다른 동료 선수까지 테리의 발언을 비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자 프랭크 램퍼드(첼시)는 부랴부랴 ‘테리의 발언이 와전됐다’며 수습에 나섰다.

 램퍼드는 “감독과의 회의는 언론 보도에서처럼 불만을 쏟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알제리전을 분석하는 자리였으며 일상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며 “테리가 워낙 팀에 대한 열정이 크고 이야기를 터놓고 하는 편이라 발언이 잘못 전달됐다.선수들은 모두 감독을 지지한다”고 감쌌다.

 카펠로 감독은 그러나 “테리의 발언은 큰 실수다.그것도 아주 큰 실수다”라고 거듭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카펠로는 “내 방은 대화를 원하는 선수에게 항상 열려 있는데 왜 테리가 나보가 기자들과 먼저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다.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자들에게 할 것이 아니라 사적으로 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선수 기용이 편중됐다는 지적에는 “선수 전체와 비교하면 특정 한 선수의 중요성은 크지 않다.전체 팀이 더 중요하다”며 “우리는 월드컵에 경기하러 왔지 놀러 온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테리가 소속팀 동료인 조 콜이 잇따라 선발에서 제외된 데에 불만을 품고 있다는 분석을 의식한 답변으로 보인다.

 결국 문제의 시발점인 테리가 22일 직접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테리는 이날 일간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기자의 질문에 솔직하게 대답한다는 게 도를 지나쳤던 것 같다.월드컵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싶었을 뿐 감독이나 동료를 불편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감독에게는 이미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전하고 직접 사과했다.내 발언으로 기분이 상한 다른 사람들에게도 미안하다”며 “이 소동을 일단락짓고 23일 슬로베니아전에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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